[산업일보]
함정용 소화설비는 화재 감지 시 해당 구역 전체에 소화제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허위경보 시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고 해상 환경에서의 정밀 조준이 어려웠다.
이에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최근 함정 내 유류화재를 자율적으로 탐지하고 해상 환경에서도 정밀 조준해 진압할 수 있는 차세대 소화체계가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화재 진위 여부를 AI가 스스로 판단해 실제 화재 발생 시에만 작동하며 소방관이 불을 끄듯 화원에만 집중적으로 분사하는 형태다.
이번에 개발된 함정 유류화재 초동진압용 소화체계는 연구팀에서 개발한 자율형 소화체계를 한층 발전시킨 기술로 함정에서 가장 자주 발생되는 유류화재에 특화해 설계됐다. 기관실, 격납고, 갑판 등에서 발생하는 장비 또는 함재기의 누유로 인한 유류화재를 자율적으로 탐지하고 해상의 파도와 선체 운동으로 인한 외란 조건에서도 소화수 실시간 정밀 제어를 통해 화원에 정확히 조준해 진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개발된 소화체계는 화재탐지센서, 소화모니터,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의 화재 진위 판단 및 위치 추정 기능을 갖춘 분석 및 제어장치로 구성돼 있다. 시스템은 화재감지 정확도 98% 이상을 유지하며, 폼 소화수 분사 거리는 약 24m에 달한다. 또한 실제 함정 시험 시 해상상태 3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검증됐다.
기계연 이혁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함정 유류화재 초동진압 소화체계는 육상 모사설비에서 실제 함정 환경까지 단계별 검증을 완료한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며, “함정에서 가장 위험한 유류화재를 개활지와 차폐 상황 모두에서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승조원의 안전과 함정의 전투력 보존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기술은 각종 함정은 물론 탄약고, 군수품창고, 항공기 격납고, 해양플랜트 등에 적용 가능하며, 향후 민간 선박과 석유화학시설 등으로 확대해 해상 및 산업현장의 화재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