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분야 중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바로 3D 기술이다. 평면적인 2D가 아닌 입체적인 3D 방식으로의 진화는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다. 3D 기술은 3D 스캐너, 3D CAD, 3D 프린팅 등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실물 제품 그대로를 프로그램에 입력해 구조를 파악하고, 3D 모습으로 설계하고 수정하며, 3D 프린팅으로 현실화를 이뤄낸다. 생산의 전 과정이 3D 기술로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3D 기술은 기술력 부분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있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 못한 데다, 몇몇 업체들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운영하면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도태된 점, 현장 인력의 바뀌지 않는 사고방식으로 인한 3D 기술의 수요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산업 현장에 3D 기술이 도입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난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금속산업대전 2019’에서 만난 3D 기술 관련 업체들은 “산업 현장에 3D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D 스캐너부터 소프트웨어 및 3D 프린터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토텍의 노두숙 부장은 “3D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시대에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형상이 복잡한 제품을 전통적인 생산방식으로 제작하려면 가공 단계에서 높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형상 구현이 어려운 문제도 발생한다. 그러나 3D 프린터를 사용하면 이런 애로사항들을 해결할 수 있다.
노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산업용 3D 프린터는 자동차 분야, 전동 공구 업체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신제품 개발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여서 업체들은 개발 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에 3D 프린터가 더욱 활용 가치를 가진다.
제품을 만들기 전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과거에는 수억 원의 금액과 몇 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시제품을 3D 프린팅 제작으로 대체해 원하는 디자인을 빠르게 확인·검증하고 수정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높은 효율성을 갖게 됐다. 또한 3D 프린터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예술, 문화재, 연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비용 절감을 비롯한 여러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3D CAD가 보편화 되면서 3D 기술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3D 스캐너를 이용하면 설계를 할 수 없는 사람들도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 이러한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에 3D 프린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힌 노 부장은 “3D 프린터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막강한 도구이며, 아이디어를 가진 1인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D CAD 소프트웨어 아이캐드를 취급하는 디벨컴퍼니 한윤상 팀장은 “3D 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리면서 3D 설계의 필요와 중요성이 높아졌다”면서 “2D는 제작 업체가 가공기계에 값을 입력할 때 필요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보기가 힘들다. 3D 설계는 2D 설계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가시적인 확인도 가능하다. 향후에는 2D 도면이 없어지면서 페이퍼리스(Paperless)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계 분야에서도 3D가 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픈소스를 이용해 국산 대형 3D 프린터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 3D엔터의 박화중 대표는 “3D 프린터의 도입은 할 수밖에 없다. 3D로 설계를 해도 실제로 제품을 현상해 사용할 때 예상과 다르고, 신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조금씩 일반 산업체 쪽에서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업계의 기저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지는 않는다. 박 대표의 말에 따르면, 기업의 임원진이 먼저 나서서 3D 프린터를 도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전시회에서 3D 프린터를 보고 관심을 보였더라도, 장비 운용을 책임져야 할 관리자가 없는 경우 도입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옛날 사고방식이 만연하다. 도입하는 기업의 경우는 깨어있는 젊은 친구들이 3D 프린터 출력물을 보여주면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내 3D 프린터 시장이 확장되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중국의 습격이다. 국산 3D 프린터가 저렴한 가격과 많은 물량으로 들어오는 중국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3D 프린터 시장이 국산 제품 위주로 성장해야 하는데 중국 제품으로 인해 커지게 될까 우려된다”면서 “과거에는 있었으나 현재에는 사라진 3D 프린터에 대한 전기안전인증을 부활시켜야 한다. 인증 과정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검증되지 않은 중국 제품들이 무작위로 들어오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