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TA 성공스토리] ‘역외산’ 제품이 ‘역내산’으로 바뀐 사정

원산지증명서 발급으로 관세절감

[FTA 성공스토리] ‘역외산’ 제품이 ‘역내산’으로 바뀐 사정


[산업일보]
컨설팅 완료 후 BB사는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을 통해 한-아세안 FTA 원산지증명서인 ‘AK-FROM’을 발급받아 바이어들에게 전달했다. 회사는 아세안 국가 중 주로 태국,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FTA 협정관세 혜택에 따른 예상실익을 분석해 본 결과, 바이어들이 연간 약 3천742만 원의 관세절감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기계 제품은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분품과 원재료의 수가 매우 많은데다 생산하는 제품마다 부분품·원재료 수가 다르고, 각각의 완성품들을 결합해 하나의 세트 장치로 구성되기 때문에 원산지 관리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다. 이러다 보니 정밀기계 기업들 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용을 통한 관세절감과 가격경쟁력 향상을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FTA 원산지증명서의 증명 여부는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있어 중요사안으로 대두된 지 오래다.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 FTA 활용에 나서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를 비롯한 지원기관들은 ‘역외산’으로 불렸던 중소기업의 제품을 ‘역내산’으로 바꾸는 마술을 보여줬다.

핫멜트 자동분사기 국산화 성공
경기도 군포시에 소재한 BB사는 1993년 설립돼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핫멜트 자동분사기계(Hot melt Applicator)를 개발, 국산화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는 등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핫멜트 자동분사기계(HS코드 제8424.89호)는 핫멜트 접착제를 각종 재료에 분사하는 기기로, 내부에 열선이 삽입돼 있어 핫멜트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탱크(Tank)와 분사용 총(Gun), 연결용 호스(Hose)로 구성돼 있다. 이 제품은 전기전자, 자동차, 건축자재, 비철금속, 위생용품, 포장산업 등 분야 제한 없이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생산돼 판매되고 있다.

BB사가 핫멜트 자동분사기계의 국산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개발되지 않는 점을 알고 있는 해외업체들이 기능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국내에서 판매하는데다가, 고장이 났을 때 즉시 부품 수급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장에서 큰 불편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BB사가 자체 개발해 적정한 가격에 판매하고 부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등 마케팅 면에서 경쟁 우위를 갖게 되자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기업들이 줄을 이었고, 이를 통해 회사는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외에서 높은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출시장이 FTA 체제로 전환되면서 BB사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왔다. 한-아세안 FTA 등 신규 FTA가 연이어 발효되면서 2007년 이후 BB사의 주요 수출국 바이어들이 FTA 원산지증명서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수천 개의 부분품으로 이뤄진 제품의 특성 때문에 원산지 판정이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BB사 역시 원산지관리 체제를 구축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발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FTA 특혜관세 적용이 안 되자 BB사 제품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신규거래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BB사는 해외 거래선의 증가로 주요 수출국에 현지법인(연락사무소)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회사 경영진은 본사에서 현지법인 수출건에 대한 FTA 관세절감 효과를 거두는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자력으로는 무리였다.

3천여 개 부분품·원재료 품목분류 실시
결국 BB사는 컨설팅을 통해 회사에 필요한 FTA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립해 보기로 했다. 어차피 FTA를 도입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해보기로 한 것이다. 유관기관의 지원제도를 찾아보다가 한국무역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OK FTA 현장방문 컨설팅 및 원산지관리 아웃소싱’ 사업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BB사는 2015년 4월 이 사업 지원을 신청했다.
OK FTA 컨설팅 사업은 한국무역협회가 중소·중견기업의 FTA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2012년부터 업체별 특성과 품목을 고려한 맞춤식 컨설팅을 제공해 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015년부터 본 사업에 원산지 관리 업무를 밀착 지원하는 ‘원산지관리 아웃소싱’을 추가했다.

OK FTA 현장방문 컨설팅은 원산지 판정부터 사후 검증에 이르기까지 FTA 활용의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원산지관리 아웃소싱 사업은 전담인력이 없어 FTA를 활용하지 못하고 원산지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매출 50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에 특화된 신규사업으로, 원산지확인서 발급실태 진단, 원산지관리시스템 활용요령 등을 지원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컨설팅 사업을 담당하는 전문 관세법인이 BB사를 지원하도록 했다. 전문 관세법인이 본사를 방문해 FTA에 관한 기본 지식과 원산지 관리 방법 등을 설명한 뒤 BB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결과,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역외산’으로 분류된 제품을 ‘역내산’으로 전환하는 문제와 ‘품목분류의 정합성’을 검토하는 것이었다.

핫멜트 자동분사기계는 주문자 생산방식에 따라 생산되는 물품으로 별도의 규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제품마다 자재명세서(BOM) 및 투입되는 원재료의 종류가 다르고, 투입 원재료에 대한 HS코드 분류 및 BOM을 일관되게 작성할 수 없었다.

제품마다 투입 원재료가 3천여 개에 달해 업무량이 광범위 할 뿐만 아니라 HS코드가 같거나 비슷한 것들이 많아 전문가의 컨설팅 없이는 품목분류가 불가능 했다. FTA 이슈가 불거지기 전까지 BB사는 수출신고 때 투입원재료 HS코드를 완제품 부분품으로 임의 판정하는 품목분류 오류도 범하는 등 HS코드 정합성에 대한 문제도 발견됐다.

핫멜트 자동분사기계는 탱크(Tank Assy)와 호스(Hose Assy), 분사용 총(Gun Assy)으로 구성되는 물품이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DD사는 제품을 풀 세트로, 또는 해당 구성품 가운데 단품만 판매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수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단품의 부분품과 원재료들 가운데 4단위 HSK가 동일한 수입 원재료가 포함돼 있어 역내산 판정이 불가능한 물품이 있었다. 전문 관세사의 지원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지 제품의 원산지를 ‘역내산’ 판정을 받도록 해야 했다.

‘역외산’ 제품이 ‘역내산’으로 바뀌다
이와 함께 BB사는 인도 현지법인으로 가는 수출건의 경우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무상샘플 공급을 구상 중이었으나, 부가가치 판정 시 무상샘플 가격을 조정가격으로 계상할 수 없어 원산지판정에 애로사항이 발생했다.

BB사는 핫멜트 자동분사기계 제작 시 투입되는 원재료에 대한 HS코드 검토에 착수했다. 해당 물품의 용도 및 규격에 대한 구체적인 값을 제공하기 위해 수출업무 및 구매업무 담당자가 투입됐으며, 전문 관세법인에서도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3천여 개에 달하는 원재료에 대한 HS코드 검토를 지원 및 수행했다. 특히 핫멜트 자동분사기계는 경합되는 HS코드가 많아 사후검증 시 문제의 소지가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세평가분류원의 세계HS정보시스템을 검색해 사례를 검토하고 품목분류 사전회신제도를 활용해 원재료 품목 하나하나에 대한 HS코드 정합성을 검토했다.

또한 핫멜트 자동분사기계는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생산한 제품마다 매번 BOM이 달라진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했다. BOM을 구성하는 주요 핵심구성 원자재와 주변기기를 분류하는 작업을 한 뒤 이에 따라 핵심 구성 FTA BOM과 주변기기 FTA BOM을 구분 관리할 수 있도록 업무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탱크와 호스, 분사용 총 등의 구성품이 단품 조합으로 다양하게 수출하는 경우의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개별 단위기기에 대한 역내산 및 역외산 물품을 구분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광범위한 품목분류 및 부분품 등의 원산지 관리 체계를 구축한 BB사와 전문 관세사는 결과물을 토대로 FTA별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시키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그 방법으로 4단위 세번변경기준(CTH)을 선택했다. 정확한 품목분류로 원재료의 세번과 완제품의 세번, 또한 단위기기 조합 모두 4단위 세번결정기준을 충족시켰다. 이는 원산지를 ‘역내산’으로 판정할 수 있으며 FTA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한편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따른, 핫멜트 자동분사기계의 원산지 결정기준은 ‘CTSH + BD35%’이다. 6단위 세번변경기준과 함께 부가가치기준 중 하나인 공제법(BD, Build-Down method)에 따라 역내부가가치가 35% 이상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공제법은 원산지 규정의 역내 부가가치 계산방식의 하나로서 상품가격에서 비원산지 재료의 가격을 제외(공제)한 부분이 상품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원산지 재료비 비율이 낮고 가공비 비율이 높은 경우에 적용하면 유리하다.

인도법인으로 가는 수출건의 경우 무상샘플을 위한 가격이 책정되지 않은 상태, 즉 조정가격이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문 관세사는 WTO 관세평가협약에 의거해 물품의 정상가격을 조정가격으로 책정한 뒤 부가가치를 산출했다. 그 결과 BB사의 제품은 한-인도CEPA의 원산지 결정 조건을 충족시켜 ‘역내산’으로 판정 받았다.

전 FTA에 대응 가능, 가격 경쟁력 회복
컨설팅 완료 후 BB사는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을 통해 한-아세안 FTA 원산지증명서인 ‘AK-FROM’을 발급받아 바이어들에게 전달했다. 회사는 아세안 국가 중 주로 태국,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FTA 협정관세 혜택에 따른 예상실익을 분석해 본 결과, 바이어들이 연간 약 3천742만원의 관세절감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유럽연합(EU) FTA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정상 6천 유로를 초과하는 수출 품목의 경우 원산지인증수출자를 획득한 기업만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기 때문에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했다. BB사의 EU 역내 거래처는 연간 약 1천800만 원 상당의 관세절감 효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인도에서는 인도 현지법인에 대한 무상샘플 공급 및 한-인도 CEPA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통해 품질에 이어 가격경쟁력까지 인정받아 신규 수주 계약을 달성했다. 원산지증명서 발급 결과 8%인 기본세율이 무관세(0%)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신규 수주 계약건만 800만원의 관세절감 효과가 발생했으며, 향후 연간 3억 원의 특혜적용 실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의 특성과 FTA 지식 부족으로 원산지 관리를 포기하고 있던 BB사는 전문 관세사의 도움으로 ‘역내산’ 판정을 받아 FTA협정관세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FTA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BB사는 침체에 빠졌던 수출 드라이브에 다시 나섰다. 단순한 애로사항의 해소를 넘어 FTA 활용 역량을 구축한 것도 큰 소득이다.

이를 바탕으로 BB사는 한국이 체결한 FTA 국가, 체결할 국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5년 12월 20일 발효된 한-중 FTA의 경우, 발효에 앞서 중국으로 가는 수출건에 대한 원산지결정기준을 CTSH로 확인해 역내산 판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가인증제도 등 관세청 제도를 활용해 한-중 FTA 발효 전 대응체제를 구축했고 수주활동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하상범 기자 ubee1732@kidd.co.kr

기계산업 및 공장자동화 최신 기술동향에서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 보다 발빠른 소식으로 독자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0 / 1000

주소 : 08217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53길 15, 업무A동 7층 | TEL : 1588-0914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00317 | 등록일자 2007년 1월29일

발행인 · 편집인 : 김영환 | 사업자번호 : 113-81-39299 | 통신판매 : 서울 구로-1499 | 발행일자 : 2007년 7월 2일

로고

로고

대통령표창

산업일보의 사전동의 없이 뉴스 및 컨텐츠를 무단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과 관련 법에 의거하여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SINCE 1991 DAARA ALL RIGHT RESERVED

대통령표창

산업일보의 사전동의 없이 뉴스 및 컨텐츠를 무단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과 관련 법에 의거하여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SINCE 1991 DAAR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