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자기 회사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대부분 다른 곳에서 개발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을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데서 더 높은 효율과 성취감을 느끼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수도꼭지 등 수전사업을 해오던 (주)워터웍스유진은 최근 킨텍스에서 열린 ‘2014로보월드’ 전시회에 자신들이 직접 개발·생산한 로봇을 가지고 폴리싱이나 브러싱 작업을 시연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1971년도에 창업한 워터웍스유진은 기존에 수도꼭지 등 주물제품을 생산하면서 표면을 닦아내고 광을 내는 작업을 수작업으로 하다가 1990년대에 들어 이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로봇을 KIST와 공동 개발한 뒤 그다음부터는 로봇을 아예 자체적으로 생산하면서 본격적인 로봇업체로 발돋움했다.
(주)워터웍스유진의 이용준 부장은 “우리나라에서 로봇으로 주물제품의 그라인딩을 하는 것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았고 장비 가격도 그만큼 비싸다”며, “양산을 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서 그때그때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워터웍스유진에서 개발한 로봇들은 금형을 합형하고 나면 발생하는 불순물을 그라인딩해서 광택을 내거나 폴리싱, 브러싱 작업, 파레트이징, 용접 등에 사용되는 로봇들로서 오랜 기간 연마 작업을 하면서 쌓아온 워터웍스유진만의 노하우가 응집된 결정체들이다.
특히 로봇 장비의 경우 성능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워터웍스유진은 그동안 수전사업을 하면서 익힌 연마순서 또는 광택 등에서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폴리싱과 그라인딩을 모두 로봇으로 하는 업체는 워터웍스유진 외에는 국내에서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렇듯 발군의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경기와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연마-그라인딩 시장 때문에 워터웍스유진 역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부장은 “연마나 디버링은 시장성은 넓지만, 설비투자를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침체돼 있다”며 “일단은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한편 자체적으로 많은 연구와 개발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나마 워터웍스유진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로봇분야가 정부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R&D 분야에서 정부지원자금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고 금융지원도 예전보다는 좀 더 폭넓게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 부장은 “내년 경기도 낙관할 수 없을 정도로 내수경제가 죽어있고 투자 역시 얼어붙어 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한 뒤 “연마공정을 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업체인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실수요업체에 대한 투자나 지원 폭을 넓혀줘야 시장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