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고령인구 증가와 의료·돌봄 수요 확대에 따라 헬스케어 로봇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수술과 치료 중심이던 의료로봇은 재활훈련과 보행 보조, 운동 지원, 낙상 감지 등으로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로봇 기술 역시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카메라와 센서로 사용자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사람의 신체와 직접 맞닿는 분야인 만큼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사용 편의성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고령화·인력 부족이 키우는 수요
헬스케어 로봇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인구구조 변화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1천51만4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했다. 고령인구 비중은 2036년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층이 늘면서 의료뿐 아니라 재활과 요양, 일상생활 지원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 있다. 환자와 고령자의 이동·이승, 반복적인 재활훈련 등은 의료진과 돌봄인력의 신체적 부담과도 연결된다.
로봇은 이 같은 업무를 전면적으로 대체하기보다 특정 작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행과 재활운동을 돕거나 사용자의 움직임을 보조하고, 병원과 시설에서 물품을 운반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정부도 돌봄 분야의 로봇 활용을 위한 실증에 나섰다. 정부가 2026년 8월 발표한 ‘8대 핵심분야 피지컬 AI 실증 추진 방안’에는 자율제조·중소제조·농업·건설·물류·항만·돌봄·국방이 포함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관련 실증에 2조8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돌봄 분야에서는 인구감소지역 요양시설 10곳과 장애인거주시설 5곳에 이동·이승·재활보조 로봇을 배치한다. 공간 동선과 업무절차, 안전관리, 종사자 교육 등을 함께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는 돌봄 로봇의 현장 적용에서 기계의 성능만큼 운영환경과 안전관리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의료로봇 판매 증가…재활 분야도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료로봇의 활용이 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World Robotics 2026’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전문 서비스로봇 판매량은 약 25만 대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의료로봇 판매도 같은 기간 19% 늘었다. 수술로봇은 8천400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2024년에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IFR의 ‘World Robotics 2025’에서는 해당 연도 의료로봇 판매량을 약 1만6천700대로 집계했다. 전년보다 91% 증가한 규모다. 재활 및 비침습적 치료 로봇 판매는 106%, 수술로봇은 41% 늘었다.
다만 IFR 통계는 조사에 참여한 기업을 기반으로 집계한 표본 데이터다. 조사 대상 기업의 구성이 연도별로 달라질 수 있어 수치를 단순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 확대와 함께 적용 분야도 세분화되고 있다. 수술뿐 아니라 재활훈련과 보행 지원, 비침습적 치료, 진단·검사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기술 발전에서는 센서와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사용자의 자세와 움직임을 파악한 뒤 필요한 수준으로 힘이나 동작을 조절하는 기술은 재활과 신체 보조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다.
다만 의료·돌봄 분야에서는 오작동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제품 성능뿐 아니라 사용자 안전, 조작 편의성, 시설의 업무환경과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2026 로보월드, 헬스케어 로봇 현재 수준 조명
2026 로보월드는 이러한 의료‧돌봄 로봇의 기술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회다. 오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 킨텍스 제1전시장 3~5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헬스케어 로봇 특별관이 마련될 예정이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한국AI·로봇산업협회는 지난해 로보월드에서도 헬스케어 공동관을 통해 성인용 재활로봇과 운동코칭 로봇, 낙상감지 로봇 등을 소개한 바 있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정부는 돌봄 분야 피지컬 AI 실증을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의료로봇 시장에서도 판매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2026 로보월드 헬스케어 로봇 특별관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관련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개발됐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의료·복지 분야 관계자는 현장 적용 가능성을, 로봇기업은 새로운 응용 분야의 요구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로봇 기술이 의료와 재활, 돌봄으로 어디까지 확장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이번 특별관을 찾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