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수요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으며, 공급 부족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ICT산업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92%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50% 성장하며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D램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89%, 전분기 대비 60% 증가한 1천547억 달러로 추정됐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97%, 전분기 대비 84% 증가한 786억 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가 각각 1천억 달러와 7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데이터센터가 과거 스마트폰·PC와 다른 수요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스마트폰과 PC는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AI 데이터센터는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수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52%, 낸드플래시 가격은 99%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798%, 800% 오른 수준이다. 3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각각 13~18%,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추론 시장 확대에 따른 고성능·고용량 SSD 수요 증가도 낸드플래시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용 SSD 시장은 AI 추론 과정의 데이터 처리 수요 증가로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하반기에는 소비자 수요 약화와 높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선도기업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과 PC용 D램 공급 부족도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CXMT와 YMTC는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2분기 시장점유율을 각각 9.5%, 14%까지 높였다.
향후 시장 전망도 상향됐다. 보고서는 2026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4배 성장한 8천8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D램 시장은 5천190억 달러, 낸드플래시 시장은 3천600억 달러 규모로 각각 전년 대비 3.4배, 4.9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AI 추론 시장과 에이전틱 AI 확산을 반영해 D램 시장 성장률 전망은 기존 147%에서 250%로, 낸드플래시는 300%에서 395%로 각각 상향됐다. 에이전틱 AI는 HBM뿐만 아니라 범용 D램과 고성능 SSD 수요까지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반도체 시장 역시 성장 전망이 크게 높아졌다. 당초 2030년에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와 로직 IC의 성장에 힘입어 2026년 1.6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에는 AI에 따른 반도체 수요의 구조적 증가로 약 2조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공급 제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D램 공급 제약은 2027년 하반기부터 2028년 사이, 낸드플래시는 2027년 상반기 이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범용 D램 가격은 2026년 4분기까지 상승한 뒤 2027년 상반기 보합세를 거쳐 하반기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2027년 1분기까지 상승한 뒤 연말까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