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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조사로 발견한 위험요인, 다음 재해 막는 예방정책으로 이어져야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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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조사로 발견한 위험요인, 다음 재해 막는 예방정책으로 이어져야

전문조사 사례와 산재보상 자료 연계한 예방체계 제언

기사입력 2026-09-16 16: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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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조사로 발견한 위험요인, 다음 재해 막는 예방정책으로 이어져야
‘안전 일터를 위한 산재보상-예방 연계 강화 토론회’ 전경

[산업일보]
그동안 산업재해 정책은 산재가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고 종결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역학조사 데이터가 한 사건의 업무상 질병 여부를 판단하는 데만 쓰이고 현장의 유해요인은 그대로 남겨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산재 사고의 원인을 분석 데이터가 예방 및 재발 방지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김대호 원장은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안전 일터를 위한 산재보상-예방 연계 강화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재해예방지원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직업환경연구원은 작업장의 유해물질 노출 수준을 분석하고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 등을 수행하면서 의학적 자문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산재 조사로 발견한 위험요인, 다음 재해 막는 예방정책으로 이어져야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김대호 원장

김 원장은 “그동안 용접공 및 조리원 폐암,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역학조사하고 업무상 질병 판단을 내린 성과가 있다”라며 “학문적 성과는 많았지만 실질적인 현장 개선은 미흡했다”라고 말했다. 역학조사 자료가 업무상 질병 판단에만 사용되고, 문제가 되는 사업장이 있으면 지방고용노동청이나 안전보건공단에 통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절감한 계기로 2017년 발생한 흡입성 폐손상 사례를 제시했다. 식각 액화가스 육불화부타디엔 제조업체에서 겨울철 건조기의 여과기 교체 작업 중 액화된 육불화부타디엔에 노출된 작업자가 흡입성 폐손상을 입은 경우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과 안전보건공단에 겨울철 교체 작업 금지 및 육불화부타디엔의 끓는 점(4~6℃)보다 높은 10℃ 이상의 환경에서만 작업하도록 권고·통보한 뒤로는 같은 사고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식기 광택작업자의 급성 규폐로 인한 사망 사건도 꼽았다. 광택을 내는 데 사용한 모래 형태의 미지 분말을 추적한 결과 규조토로 밝혀졌고 석영이 12%, 폐섬유화를 일으키는 크리스토바라이트가 9%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해당 물질이 여러 업체에 납품되고 있었지만, 당시 건설현장 사고 대응 점검에 인력이 집중되면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뼈아픈 기억으로 남는다”라고 전했다.

이후 직업환경연구원은 2021년 9월 후속대응팀 운영방안을 마련했고, 2022년 5건을 시작으로 재해예방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역학조사 사업장에서 위험 요인을 발견해 재해예방지원사업 담당자에게 제보하면 현장을 찾아 개선 중재를 하거나 지역 관련기관 또는 단체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김대호 원장은 대표 사례로 외국인 노동자가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된 주물사 형틀 제조 업종의 사업주 집합교육 실시, 응애(진드기) 노출로 인한 천식 발병 우려가 있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작업자 검사 및 병원 안내 체계 마련 등을 꼽았다.

김 원장은 “노동자의 건강 관리도 중요하지만, 작업환경이 개선돼야 직업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현장성·전문성·공정성을 바탕으로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은 건강한 일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산재 조사로 발견한 위험요인, 다음 재해 막는 예방정책으로 이어져야
인제대학교 김부욱 교수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인제대학교 보건안전공학과 김부욱 교수는 산업재해 보상과 예방의 연계 강화 방안에 대해 짚었다.

김 교수는 직업환경연구원에서 개별 사업장을 깊이 들여다보는 전문조사와 근로복지공단에 축적된 전체 보상자료를 분석하는 두 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전문조사 사례 연계를 통해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개선하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업종별 예방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전문조사에서 확인한 새로운 정보를 안전보건공단에 전달해 위험을 평가·개선하는 방안도 내놨다. 위험도에 따라 연계 필요도를 P0~P3의 네 단계로 나눈다. 조치가 필요 없는 P0, 정보를 전달하면 되는 P1, 외부 현장 지원이 필요한 P2, 즉시 확인이 필요한 P3로 구성된다.

해외 사례로는 보상·재활·예방을 하나의 보험 기구가 통합 운영하는 독일 모델을 소개했다. 같은 업종의 산재 대응 경험이 장기간 축적되면서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부욱 교수는 “전문조사 사례 중 30~50건을 연계하고 현장 효과를 검토하는 시범사업을 1년가량 시행하면서 제도를 고도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보상에서 발견된 위험을 다음 재해의 예방으로 연결하는 것이 이번 제안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주영·곽상언·김태선·박정·박해철·신정훈·안호영·이용우·이학영·최기상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고용노동부·근로복지공단·직업환경연구원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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