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아연 가격이 공급 부족 우려를 등에 업고 장중 4년여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달러 강세와 산업 수요 둔화에 대한 경계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금요일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아연은 장중 1.8% 상승한 톤당 3,955달러까지 오르며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0.3% 내린 3,872달러로 방향을 틀었다.
가격 흐름을 뒤집은 것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나온 워시 의장의 발언이었다. 워시 의장은 기조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밝혔다. 시장은 이를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9월 금리 인상 기대도 발언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 달러 강세를 통해 달러 표시 원자재의 구매 부담을 높이고, 제조업과 건설 등 실물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해 산업용 금속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아연의 실물 수급은 여전히 빠듯하다.
LME 재고 데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1만9,125톤의 신규 출고 예약이 발생하면서 즉시 인도 가능한 가용 아연 재고는 7만5,600톤까지 줄었다. 전 세계 소비량을 기준으로 약 이틀치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물과 3개월물 간 스프레드도 현물 가격이 약 160달러 높은 백워데이션을 유지했다. 높은 가격에도 근월물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마렉스는 재고 유출이 계속될 경우 근월물 공급 부족이 아연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높은 가격을 노린 물량이 대거 LME 창고로 유입될 경우 재고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급 압박 역시 단기간에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연은 이달 들어 6.4% 상승하며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매크로 환경은 부담이지만 낮은 가용 재고가 가격 하단을 받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구리는 낮은 재고를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했다.
LME 3개월물 구리는 0.1% 오른 톤당 1만4,292.50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인 1만4,527.50달러와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됐다.
중국의 재고 감소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구리 재고는 전주보다 19.1% 급감한 7만2,428톤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주요 거래소에서 가용 물량이 빠듯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구리 가격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비철금속 시장은 당분간 미국의 금리 경로와 LME 재고 흐름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아연은 금리 인상 우려가 단기 상승을 제약하는 가운데 가용 재고 감소가 맞서는 형국이며, 구리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의 가격 부담과 낮은 재고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편 영국 공휴일로 LME는 다음 주 월요일 휴장한다.
자료: NH농협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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