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전력 수요 대응책으로 거론되는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의 경제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전 경제성 분석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신규 대형 원전과 SMR의 발전원가를 평가할 때 실제 건설 기간과 자본 조달 비용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경 아시아개발은행(ADB) 박사는 “지난해 기준 원자력 정산단가 79원은 이미 지어진 ‘구축 아파트’의 가격일 뿐, 신규 원전의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기준 SMR의 LCOE는 메가와트시(MWh)당 276~336호주달러로 평가돼 41~63호주달러 수준인 태양광·풍력보다 비싸다”고 밝혔다.
이어 원전 건설에 민간 사업자가 요구하는 자본 비용을 약 9%로 보고, 이보다 낮은 3~4%대의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하면 국내 신규 원전의 발전원가가 과소 추정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할인율과 건설 지연이 발전원가에 미치는 영향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한국은 신규 원전 평가 시 4.5%의 낮은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해 발전원가를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 전문위원은 8~9% 수준의 할인율과 10년가량의 건설 기간을 반영하면 국내 신규 원전의 발전원가가 기존 추산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가 한국의 원전 건설 기간을 4년, 할인율을 5%로 적용해 발전원가를 산출한 것에 대해서도 실제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는 착공부터 완공까지 120개월 안팎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에너지원별 시장 흐름도 거론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지난해 세계 태양광과 풍력 신규 설치량은 669기가와트(GW) 순증했고 올해도 665GW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세계 발전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축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SMR은 초기 사업의 건설비와 사업 일정, 자금 조달 여건 등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경제성을 판단하려면 실제 건설 사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이사는 “AI 데이터센터 경쟁의 핵심은 속도전인데, 건설에만 10년 이상 소요되는 원전으로는 이를 결코 따라갈 수 없다”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는 가스발전과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가 대응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