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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율주행 상장 잔혹사]② 국경 넘고 규제 틈새 뚫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각자도생’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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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율주행 상장 잔혹사]② 국경 넘고 규제 틈새 뚫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각자도생’

자본시장 평가 기준 ‘기대감’에서 ‘수익 검증’ 2단계로… 상업화 역량에 사활

기사입력 2026-06-03 10: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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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율주행 상장 잔혹사]② 국경 넘고 규제 틈새 뚫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각자도생’
(AI 제작 이미지)

[산업일보]
자본시장의 잣대가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감’에서 ‘독자적 수익 검증’으로 매섭게 바뀌었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자율주행 시장은 이미 상업화 역량을 검증하는 2단계에 진입했다. 대기업마저 수익화 시점을 증명해야 하는 과열 국면에서,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단발성 용역에 불과한 정부 실증(B2G) 실적만으로는 코스닥 상장의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다. 현행법상 일반 도로 규제 완화까지 기약 없이 기다리다간 벤처 자금줄이 먼저 마르는 상황이다. 결국 생존의 기로에 선 스타트업들은 해외, B2B, 간선 물류 등 규제 밖 틈새시장으로 눈을 돌려 생존 공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이하 A2Z)의 선택은 글로벌 피벗(전략적 방향 전환)이다. 기술성평가 결과를 뒤로하고 2025년 전년 92억 원 대비 73% 성장한 1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A2Z는 싱가포르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했다. 현재 승차 공유 기업 그랩 본사 인근에서 셔틀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일본 로보택시 실증과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기업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적인 민간 매출처를 발굴하고 있다.

[K-자율주행 상장 잔혹사]② 국경 넘고 규제 틈새 뚫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각자도생’
에스더블유엠(SWM)이 ‘월드IT쇼(WIS) 2026’에서 복잡한 도심 도로를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실증 성과를 공개했다.

에스더블유엠(SWM)은 ‘로보택시 강남 유상운송 실적’이라는 상업화 레퍼런스를 생존 카드로 꺼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단순 시범 운행을 넘어, 복잡한 강남구 일대에서 카카오택시 플랫폼과 연동해 승객이 직접 요금을 지불하는 B2C 수익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김기혁 SWM 대표는 “재이용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높아 현재 차량 증차를 적극 준비 중”이라며 “돌발 상황이 많은 강남에서 축적된 주행 데이터는 상업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과 사업성이 입증되면서 최근 기존 택시 업계로부터 전략적 파트너십(B2B) 제안이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의미 있는 협력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상반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설에 대해서는 “거래소의 심사 기준을 고려해 무리하게 일정을 맞추기보다 확실한 실적과 기술력을 검증받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K-자율주행 상장 잔혹사]② 국경 넘고 규제 틈새 뚫고… 자율주행 스타트업 ‘각자도생’
(Mars Auto 유튜브 캡처)

마스오토는 국내 도로교통법과 규제의 틈새인 ‘간선 물류’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보행자와 복잡한 교차로 등 다양한 돌발 변수가 얽혀있는 도심 로보택시와 달리, 고속도로 중심의 대형 화물 운송은 주행 환경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구인난과 인건비·유류비 상승에 시달리는 물류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는 분야다. 마스오토는 자본시장이 우려하는 수익성 정체 리스크를 B2B(기업 간 거래) 물류라는 명확한 수요처를 통해 비껴가고 있다.

상장 심사에서 ‘A·A’ 등급을 획득한 라이드플럭스 역시 이런 비즈니스 다변화 노력을 일찌감치 증명한 사례다. 상암 무인 로보택시 실증뿐만 아니라, 서울~진천 구간 자율주행 트럭 유상 화물운송 허가를 통해 B2B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코스닥 심사 당시에는 서류상의 기술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심사위원들을 정식 운행 중인 제주도 노선에 직접 탑승시켜 실전 운행 역량을 증명했다. 라이드플럭스 측은 “짜인 환경이 아닌, 일반 시민이 이용하는 혼잡한 도로 환경에서 기술이 안전하게 작동하는 것을 체감하게 한 점이 기술력 입증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업화의 최전선은 결국 기업 스스로 개척해야 할 몫이다. 스타트업들이 규제와 금융의 데스밸리를 넘기 위해 분투하는 가운데, 국가 대규모 인프라 예산을 집행하는 정책 당국의 역할도 ‘테스트베드 제공’을 넘어 상업화의 마중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공공사업의 본질적 목표가 시민 편익과 인프라 구축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증에 참여한 기업들이 단발성 용역 과제 수행에 그치지 않고 축적된 데이터를 유상 서비스나 B2B 모델로 원활히 전환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적 뒷받침이 더해진다면 산업 성장의 시너지는 배가될 수 있다.

독자기술을 보유한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완성차, 플랫폼 업계와 연합하고, 화물 시장의 실제 운행 지표를 만들어내며, 글로벌 자본을 향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궤도에 오른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업화 모델을 입증하고 있는 기업들의 각자도생이 향후 자본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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