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소기업, 그 중에서도 소기업들은 AI의 활용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공감은 하면서도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에 대한 것에서부터 투자 금액의 회수 가능 여부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에서 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이를 위해 작성해야 하는 수많은 서류를 생각하면 이 역시 선뜻 시작하기가 어렵다.
지난 26일 상암동 DMC 타워에는 중소기업의 AI 도입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모여 소규모 기업의 AI 전환 방안을 모색했다.
명지대학교 AI이커머스학과 고아라 교수는 ‘소상공인의 AI 전환 : 거창한 혁신보다 작은 불편해결 부터’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고 교수는 “AI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소상공인들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대규모 자동화를 목표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전제한 뒤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오고 상대적으로 실패비용이 낮은 문서작업부터 AI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관심, 작은 불편을 AI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변화의 시작”이라며,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생산성 차이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고 교수는 ‘바이브 코’'을 언급하면서 “코딩 지식 없이 말로 요청하면 필요한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수정 실장은 소기업의 AI 전환 과정에서 조합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했다.
“DX에서 AX로의 전환은 단순한 기술 진화가 아니다”라고 말한 정 실장은 “과거에는 사업주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AX 시대에는 AI가 사실상 사업체의 주요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구조 자체가 바뀌게 되며, 정부가 기본소득 논의를 병행하는 것도 이 변화에 대비한 흐름”이라고 짚었다.
정 실장은 “개별 기업 단위 지원의 한계를 넘기 위해 업종별 협동조합이 정부 전략을 회원사에 전달하는 허브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특히 AI 에이전트를 통해 학습된 정보의 소유권이 해외 서비스 업체로 넘어가는 문제에 대응해, 데이터를 국내에서 축적·분석·활용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조합 중심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 정경은 본부장은 서울 지역 소공인의 AI 도입 실태를 소개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AI도입의 허들을 공유했다.
정 본부장은 “서울 도시형 소공인 5대 업종은 반세기 넘게 뿌리를 내린 제조업 기반이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 중심의 스마트 공장 정책에서 사실상 소외돼 왔다”며 “AI를 이미 활용 중이라는 응답은 9.7%에 그쳤고, 67.3%는 활용 경험도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며 데이터 수집 인프라 자체가 부재한 현실을 꼬집었다.
정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소기업들은 '데이터 이전 단계', 매 시즌 공정이 달라지는 '다품종 소량 생산 한계', 경영자 혼자 영업부터 AI까지 챙겨야 하는 '인력 부족', 수십 년 된 '노후 설비', 그리고 후계 인력 단절로 인한 '청년 유입 위기‘라는 AI 전환의 다섯가지 허들을 마주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정 실장과 마찬가지로 조합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조합은 회원사 네트워크, 현장 노하우, 상호 신뢰라는 세 가지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어 공통 수요 집적, 업종 맞춤형 AI 공동 도입, 도입 후 운영 거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