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발 시간 단축과 30년 R&D 자산인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6(The Battery Conference)’ 기조강연에서 “혁신의 속도 그 이상의 가치는 시간의 압축과 축적에 있다”라며 자사의 차세대 R&D 전략을 공개했다.
AI로 앞당기는 혁신, ‘시간의 압축’
김 CTO는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해 ‘시간의 압축’을 강조했다. 핵심 동력은 AX(AI Transformation)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셀 설계 및 성능 검증 과정에 AI 기술을 전면 도입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30년 R&D 자산의 힘, ‘시간의 축적’
‘시간의 축적’은 LG에너지솔루션이 1992년부터 쌓아온 기술적 우위를 의미한다. 김 CTO는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 셀, 팩, BMS 등 전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특허 포트폴리오(PAI)를 보유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자산 지수(PAI)는 글로벌 상위 10개 업체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파나소닉 등과 함께 특허 라이선싱 프로그램인 ‘TULIP’을 운영, 배터리 생태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수익 모델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LFP부터 전고체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
강연에서는 구체적인 제품 로드맵도 제시됐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하이 니켈(High-Ni) NCMA’와 46시리즈(4680, 4695, 46120) 원통형 배터리는 물론, 보급형 시장 공략을 위한 ‘LFP-CTP(셀투팩)’ 기술이 핵심이다.
특히 LFP 배터리는 건식 전극 공정(Dry Electrode Process)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으며, 75% 수준의 부피 효율을 달성해 에너지 밀도 한계를 극복했다. 차세대 기술로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75도까지 작동 가능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SIB)’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SSB)’ 프로토타입이 언급됐다.
김 CTO는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와 유럽의 탄소 규제 등 글로벌 정책 변화가 리스크인 동시에 기회”라며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K-배터리의 점유율 반등을 이끌겠다”라고 강조했다. 2025년 기준 한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18.7%를 기록하며 전년(23.2%) 대비 다소 하락했으나, 차세대 기술 확보를 통해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