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멘스(SIEMENS AG)가 제품 개발부터 생산, 운영, 최적화에 이르는 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내놨다.
지멘스는 지난 25일 독일 하노버 전시장(Hannover Exhibition Center)에서 도이치메쎄(Deutsche Messe) 주최로 열린 ‘하노버메쎄 2026 프레스 프리뷰(Hannover Messe 2026 Press Preview)’에서 ‘산업용 AI(Industrial AI)’의 실제 적용 사례와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크리스토프 크뢰스만(Christoph Krösmann)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수석 대변인과 패트릭 룬즈(Patrick Lunz) 미디어 총괄은 “AI를 독립된 분석 도구로만 다루는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화(SDA), 일관된 데이터 기반과 결합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오케스트레이션과 폐루프 최적화
지멘스는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AI의 역할을 ‘지능형 오케스트레이션(Intelligent Orchestration)’으로 정의했다. 이는 기획, 생산, 내부 물류(Intralogistics) 등 공정의 전 과정을 AI가 연결하고 조정하는 구조다.
기존 생산 방식에서는 일정이나 조건이 변경될 때 전문가가 수동으로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했다. 반면 지멘스가 제시한 AI 기반 시스템은 계획, 시뮬레이션, 생산 실행, 물류 단계를 연동해 복잡한 공정을 자동으로 재정렬한다. 작업 우선순위 변경이나 외부 변수 발생 시 자연어 명령만으로도 즉각적인 재조정이 가능하다.
크뢰스만 대변인은 “AI는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문가도 복잡한 프로세스를 조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완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생산 데이터와 설비 상태 정보가 제어 시스템으로 환류되는 ‘폐루프(Closed-loop)’ 구조를 통해 공정의 점진적 최적화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물리적 세계로 나온 ‘Physical AI’
이번 프리뷰에서는 가상 공간을 넘어 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동작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사례도 주목받았다. 지멘스는 가변성이 높은 신발 생산 라인을 예시로 들었다.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공정이 포함된 이 라인에서는 AI 기반 로봇이 생산된 신발을 식별해 포장 백에 담는 작업을 수행한다. 로봇은 포장 설비와 통합돼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동작을 학습하며 적응형 작업에서 자율 최적화 단계로 발전한다.
소비재 산업의 혁신 ‘팝업 공장’
소비재(CPG) 산업을 겨냥한 ‘팝업 공장(Pop-up factory)’ 개념도 공개됐다. 팝업 공장은 수요가 있는 지역 인근에 소규모 모듈형 생산 시설을 배치해 공급망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모델이다.
지멘스는 신규 음료 제품의 레시피 개발부터 패키징 검증까지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마친 뒤, 이를 즉시 실제 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이는 제품 변동성이 크고 규제가 강화되는 시장 환경에서 데이터 단절(Silo)을 제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제시됐다.
지멘스는 이 밖에도 에너지 및 배전 인프라의 현대화를 위해 가상화된 보호·제어 시스템과 AI를 결합한 솔루션을 소개하며, 운영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공유했다.
한편, 지멘스는 오는 2026년 하노버메쎄 본 전시에서 AI, 디지털 트윈, 자동화 기술이 결합된 통합 솔루션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