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베어링산업협회는 12일 구로구 더링크 서울 호텔에서 영주시·영주시민추진위원회와 함께 ‘AI기반 스마트제조·미래를 이끄는 베어링’이라는 주제로 ‘제4회 한국베어링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제조 현장의 성공적인 AI 도입의 열쇠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전략적 접근을 꼽았다.
DN솔루션즈의 엄재홍 AI/DX 부문장은 AI 활용 역량이 결국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신 AI 기술 동향 및 베어링 산업 활용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그는 “기존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크게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라며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는 자율주행을 비롯해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강화됐고, 이에 대응하지 못한 자동차 제조 분야의 전통적 강호들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라고 동향을 살폈다.
더불어 “기계 제조 분야에서도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면 같은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엄 부문장은 “하드웨어가 개선되고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AI·알고리즘이 발전하고, 이제는 로봇에 탑재돼 물리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진 설명에 따르면, 기존 머신러닝은 각각의 이미지 처리 방식을 엔지니어링 해야 했지만 현재는 파운데이션 모델로 이뤄진다. 영상, 이미지, 사운드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결합해 상황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멀티모달 (Multi-modal)’도 활용된다.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흐름을 짚은 그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공간 추론 능력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CNC 가공 최적화 작업에 AI를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베어링 산업에서의 활용법도 제시했다. 베어링이 동작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진동을 순차적으로 기록한 시계열 데이터(Time Series Data)를 ‘Time-LLM’로 분석해, 베어링의 이상을 예측하는 예지보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엄재홍 부문장은 “범용 AI는 아직 사람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특화된 작업은 AI가 더 우수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라며 “산업 특화 AI 모델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산업 데이터를 활용해 불량품 식별과 같은 특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다.
데이터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AI는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하면 품질이 낮은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이에 ‘한국형 데이터 스페이스(K-Data Space)’와 같이 주요국에서는 데이터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엄 부문장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AI 도구 활용 능력을 갖춘 개발자에게 일자리가 집중되고 있다”라며 제조 분야에서도 AI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