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세계 최대 플라스틱·고무 산업 전시회 K 2025 현장에서, 국내 대표 사출성형기 기업 우진플라임이 기계의 네 기둥(타이바)을 없앤 혁신적인 ‘타이바리스(tie-bar-less) 사출성형기’를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하며, 복잡한 공정 통합과 스마트 생산 체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현장에서는 높은 관심과 심도 있는 프로젝트 논의가 이어지며 우진플라임의 기술력이 주목받았다.
우진플라임 오스트리아 연구법인의 그레고 괴벨 소장은 “우진플라임 오스트리아 법인은 약 12년 전 설립돼 현재 36명의 엔지니어들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계 설계, 유압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 HMI 솔루션 등 본사 기술 개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본사와 긴밀히 협업하며 신규 기계 플랫폼과 통합 제어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바리스 사출성형기, 유럽 시장에 첫선
우진플라임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2025년 10월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열린 K 2025 전시회에서 타이바리스 사출성형기를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이 장비는 기존의 4개 타이가 없는 구조로 설계돼, 금형 접근성을 크게 높이고 회전 테이블 및 2K·3K 공정을 위한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괴벨 소장은 “타이바리스 구조는 멀티 컴포넌트 성형과 같은 복합 공정에서 금형 전환과 유지보수가 훨씬 용이하다”며 “기존에 타 유럽 기업에서 채택해 온 방식이지만, 우진플라임도 이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완성도 있는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장비는 더블 인젝션(2K)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금형 회전을 위한 모듈형 턴테이블을 탑재했다. 괴벨 소장은 “이 턴테이블은 타이바리스뿐 아니라 기존 수평 사출기에도 호환 가능하도록 설계돼, 다품종 생산 대응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형 베이스는 우진플라임 자체 주조 라인에서 제작한 C-프레임 일체 주조 구조로, 기계적 강성과 진동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현장에서 공개된 전시 장비에는 이중 사출 유닛이 장착돼 복합 소재 성형을 시연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현장 열기 확인
괴벨 소장은 K 2025 현장 분위기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그는 “유럽 기계산업이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에 직면해 있고, 미·중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많은 기업이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진단하면서도 “예상과 달리 전시장 방문객의 관심과 프로젝트 논의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전 전시회 대비 참가업체 수는 줄었지만, 상담의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러한 흐름이 향후 사출산업의 회복 신호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진플라임은 K 2025에서 총 4종의 주요 사출시스템을 선보였다. 첫 번째는 SFV2400 슈퍼폼(Super-Foam)으로, 저압 미세 발포 기술을 통해 최대 85%의 발포율을 구현하는 장비였다. TPU 소재 신발 중창 성형을 시연하며 경량화와 원료 절감,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시연했다. 두 번째는 TL300A5-2K-W, 이색 사출과 발포 성형을 결합한 ‘클린폼(Clean-Foam)’ 2K 사출기로, PP+TC30 소재 쟁반을 실시간 성형해 다층 구조 발포 제품의 표면 품질을 강조했다. 세 번째는 VH100RA5 하이브리드 절전형 사출기로, 서보 제어를 통한 정밀 사출과 자중 형폐 구조로 효율적 운용을 구현했다. 마지막으로 TE250NC는 전동식 2K 사출기로, 독립 서보 구동을 통해 복합 사출을 단일 사이클에서 처리하는 사례를 선보였다.
오스트리아 연구소, 글로벌 기술 개발의 거점 역할 수행
우진플라임 오스트리아 연구소는 기계 구조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HMI 기술을 개발하는 글로벌 기술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괴벨 소장은 “오스트리아 연구소는 본사와 동일한 프로젝트 체계를 운영하며, 기계 설계와 제어 시스템을 병행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팀은 매일 새로운 콘셉트의 기계 구조와 제어 로직을 테스트하고, 양산 모델에 피드백을 제공한다”며 “이러한 상호 보완적 구조가 우진플라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K 2025는 “The Power of Plastics – Green, Smart, Responsible”이라는 주제 아래 열렸다. 우진플라임의 전시 콘셉트 역시 이러한 방향과 맞닿아 있었다. 발포 공정을 통한 자원 절감, AI 기반 PLAIMM X 시스템의 실시간 품질 제어 등은 지속가능성과 디지털화를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기술이었다.
괴벨 소장은 마지막으로 “기술의 초점은 단순한 생산 속도 향상이 아니라, 고객이 한 번에 통합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전시회는 우진플라임이 미래 제조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진플라임은 K 2025를 통해 공정 통합, 발포 경량화, 디지털 품질관리 등 사출산업의 핵심 어젠다를 포괄하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글로벌 경기 변동 속에서도 기술 기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우진플라임의 행보는, 회사가 단순한 장비 제조를 넘어 미래형 제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