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관련 논의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CBDC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선진국도 적극적인 태도로 변모한 가운데, CBDC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과 위험요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CBDC 도입 관련 동향 및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현금 사용 감소, 지급결제수단의 디지털화 등이 CBDC 논의를 촉발시켰다.
BIS가 2020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65개 중앙은행 중 CBDC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86%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65%의 비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1/3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융 수준이 낮은 신흥국이 적극적으로 CBDC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바하마는 30여 개의 섬에 흩어져 거주 중인 39만 명의 국민을 금융 시스템에 포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세계 최초의 CBDC인 샌드 달러(Sand Dollar)를 발행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등의 국가에서도 파일럿 테스트 단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CBDC의 사용에 적극적이어서,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인민은행, 북경에서도 디지털위안화 시범 사용’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 전후로 디지털위안화의 보편적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CBDC 도입에 보수적이었던 선진국은 2019년 6월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 발행계획 발표를 계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BIS와 주요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CBDC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중 스웨덴 등 일부 유로화 미사용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CBDC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 미국도 대중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보고서는 소액결제용 CBDC는 일반 경제주체에게 모두 보급되기 때문에 지급결제의 편의성, 불법자금 문제 완화, 금융포용성, 통화정책 효과 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CBDC의 장점이 역설적으로 사생활 침해 가능성, 은행의 금융중개기능 위축, 통화주권의 약화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또한, 현재 CBDC는 연구·실험 단계에 있고, 보안체계 구축 및 법적근거 마련 등이 필요해 상용화까지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많은 국가 및 국제거래에서 CBDC가 상용화될 경우, 거래비용이 낮아 자본 도피를 용이하게 할 수 있고, 디지털위안화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달러화 패권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