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산업이야기]드론이 감시하는 안전한 도시?…‘더 시스템’

[산업일보]


5년간 살인사건 단 4건, 범죄 검거율 100%….

범죄율이 0%에 가까운 이 도시의 안전 비결은 24시간 365일 내내 도시 전체 인구를 감시하는 기업 ‘옴니시언트(Onisciente)’의 최첨단 시스템 덕분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시스템(원제:Onisciente)’은 완벽해 보이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은 관제 시스템을 통해, 기술에 대한 인류의 과도한 의존을 경고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도시에서는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 각자에게 고유의 소형 드론을 배정한다. 개인의 모든 일상을 빼놓지 않고 녹화하는 드론은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슈퍼컴퓨터에 전송하고, 이를 바탕으로 AI는 체온, 표정,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한다.

이로써 범죄의 사각지대가 없어졌다.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 드론은 현장을 녹화하고 AI는 범죄의 수준을 분석해 판결을 내린다. 도시의 각 전광판에는 범죄자의 인적 사항과 현재 위치, 범죄 내용이 즉각적으로 공개되며, 이 모든 과정이 단 1초가 걸리지 않는다.

지극히 사적인 순간에도 드론을 끌 수 없다는 점은 인권과 사생활 침해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나, 옴니시언트는 영상 데이터에는 메인컴퓨터 외 어떠한 인간도 접근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규칙을 세웠다.

사생활 보호와 안전한 세상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기업의 모토 아래 그들의 규칙은 수십 년간 깨지지 않았고,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은 기술은 해외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드론이 도시를 안전하게 보호한다고 믿었던 주인공 ‘니나’는, 그의 아버지가 총기 사고로 살해당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분명 총에 맞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시스템은 사고 사실과 관련된 어떤 내용도 공지하지 않았다. 주인공은 살해사건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지만, 감시 시스템 도입으로 필요 없어진 시의 조사기관은 이미 오래전에 해체되고 없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힐 증거는 아버지의 드론 영상이 유일한 상황. 그러나 옴니시언트는 그들의 규칙을 들어 절대 인간이 영상을 보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인공은 시스템에 대한 분노로 아버지의 영상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지만, 드론이 심장박동, 행동, 표정까지 분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세상에 완벽한 보안은 없잖아요”

드라마는 ‘시스템은 절대 틀리는 법이 없다’며 AI(인공지능), 드론,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만을 맹신하는 세상을 보여준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보완하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범위까지 관리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보안 업계에서는 CCTV에 인공지능 분석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영상 관제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싸움, 방화 등의 영상 내 특정 행위를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판단하고 선별해 관제사에게 전송하는 것이다. 증가하는 CCTV 설치 수요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영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옴니시언트’ 속 주인공 아버지의 죽음이 증명했듯 시스템에도 허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공지능 CCTV 또한 오탐지와 과잉탐지의 사례가 잦아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지능형 영상 관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스마트 도시’ 구축을 위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첨단기술이 사회 속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또 다른 사각지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인류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