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수입 가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가구 산업의 전망은 한동안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원자재가 워낙 고가인데다 가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크게 변한 것도 한 요인. 예전에 가구는 세월의 흔적과 장인정신이 깃든 평생 함께할 가족과 같은 개념이었지만, 요즘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는 조립가구나 공방가구가 유행하고 있다.
씨엠목공기계산업 홍철문 대표는 “지금은 안방가구의 개념이 사라졌다. 국내 원자재가 워낙 고가다보니, 원자재와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완제품을 제작해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며 “목공기계산업도 가구산업에 민감하게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씨엠목공기계산업은 1972년 설립 이후, 약 40여 년 간 가구산업과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저력으로 담담하게 불황을 돌파하고 있다.
씨엠목공기계산업은 43년 이상 목공기계와 CNC레이저기계 등을 직수입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트렌드를 반영한 첨단목공기계에 관한 발 빠른 정보 수집을 위해 독일, 이태리,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세계 굴지의 전문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국내 가구산업의 하향세 속에서도 견고하게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홍 대표는 “오랫동안 목공기계분야에 종사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전국적인 협력망을 구축하고 있어 신속한 A/S가 가능한 점”을 꼽았다. 이 분야에서 겹겹이 쌓여온 내공과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고객들의 두터운 신뢰를 입고 있다.
홍 대표는 목공기계뿐만 아니라, 시중에 나와 있지 않는 특수기계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특수한 사용목적에 따라 고객이 주문하면 그에 맞는 맞춤 기계를 개발 및 제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도 의뢰를 받고 납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목공기계분야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이렇듯 특수기계를 의뢰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는 특수기계를 제작해 설치해 주고, 고객으로부터 생산 실적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구 산업의 80~90%가 도산하던 IMF 시기에는 거래처 대부분이 부도어음을 발행해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홍 대표는 “그 후부터는 원칙적으로 외상 판매를 금지하고, 납품 전 기계를 시운전후 결제를 받는 시스템을 도입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제품의 품질에 대해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기에 고객이 구입 전에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목공기계를 제조할 때 고장이 없는 견고한 내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금도 김포시 대곶면과 인천 서구 왕길동에 전시판매장을 오픈해 고객들이 제품을 시운전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앞으로 첨단 CNC머신이나 레이저가공기계 등 새로운 분야도 개척하고 싶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최상의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