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인 오늘 오후 4시. 제6시험장인 구현고등학교 앞에 학부모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5~6명이던 사람들은 4교시가 끝나는 4시 37분이 가까워지자 수십 명으로 늘어났다. 춥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교문을 애타게 바라보며 수험생이 나오길 기다렸다.
자녀를 기다리던 학부모 박슬기(45)씨는 “기다리는 마음이 더 긴장된다”면서 “아이가 나오면 너무 고생 많았다고 격려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윤우(22)씨는 오래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군 전역 후 다시 도전하는 친구를 응원하려 일찍부터 학교 앞에 나왔다. 강씨는 “열심히 준비했다는 걸 알기에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라고 속마음을 꺼내놨다.

4시부터 교문 앞을 지킨 김미경(54)씨는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스스로 견뎌내는 게 대견하다”면서 “몸도 힘들었겠지만 부담감이 더 컸을 아이에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고 싶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교문 앞에 모인 사람들은 학교 안에서 움직임이 보일 때마다 “나온다”, “나오는 것 같은데?”라며 들썩였다. 5시가 넘어서야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반가운 얼굴을 본 가족들은 수험생을 안아주며 집으로 돌아갔다.

한 학부모는 자녀가 나오자 우산도 쓰지 않고 뛰쳐나갔다. “아들! 고생했어!” 외치고는 양 팔을 흔들며 달려갔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홀가분하면서도 허무하고, 예상보다 시험이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이용우(20)씨는 “국어와 수학이 올해 조금 어려워 걱정스럽다”면서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해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원우(19)씨도 “체감상 국어가 조금 어려웠고, 자신 있던 수학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걱정하면서도 “시험을 마쳐 홀가분하고, 편안하게 드라마를 보며 쉬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