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벨기에의 Ruien 지역에 자국 내 가장 큰 배터리 파크(Battery Park)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전력망 안정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고 있다.
배터리 파크는 배터리 팜(Battery Farm)이라고도 부르며, 대규모 배터리 저장소 시스템을 설치한 지역을 말한다. 발전소의 불규칙적인 전기 생산을 보완하고, 전기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전기공급을 유지해 전력망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꼽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벨기에,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대형 배터리 파크’ 보고서를 통해 YUSO사가 Ruien 지역에 최소 1만 가구 이상의 하루 전기 사용량을 커버할 수 있는 배터리 파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1라인당 7개의 대형 배터리 큐브가 일렬로 설치됐으며, 총 12라인으로 구성됐다. 총용량은 25MW로 4시간 동안 파워 공급이 가능하다. 이는 5kW 홈배터리를 보유한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00MWh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태양광 에너지회사인 Corsica Sole 기업의 CEO Michael Coudyser의 말을 인용해 ‘배터리 파크가 유럽의 에너지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더 나아가 에너지 독립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파크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과 연계될 수 있어,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기의 안정적인 배급에 기여할 수 있는 설명이다.
최근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으로 인한 압박과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소 등 손쉽게 에너지 전환 및 보관이 용이한 혁신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EU 국가들은 전력의 생산과 보관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전력망의 지속적인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필요 시 빠르게 전력망에 전기 공급 및 수요의 양방향 대응이 가능한 대형 배터리 파크가 유력한 대안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벨기에 연방의 Tinne Van der Straeten 에너지장관은 내년까지 벨기에의 배터리 용량이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7개 배터리 파크에 대한 프로덕션 라이선스 신청이 제출된 상태로, 이들이 완공되면 배터리 파크의 용량은 현재 100MW에서 향후 550MW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고서는 ‘향후 장기간 전력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대형 배터리 파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며, ‘배터리 분야는 한국이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현지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관련 프로젝트 참여를 준비해야 한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