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충전인프라는 미흡하고 안전성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전기차 배터리 스왑핑의 우리나라 도입 검토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는 부족한 충전시설, 긴 충전 시간, 잦은 폭발 및 화재 등의 미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배터리 스왑핑(Swapping)은 배터리 교환소에서 충전된 배터리와 사용한 배터리를 교체하고, 이를 다시 충전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최초로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 스왑핑에 주목하고 한국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중국의 배터리 스왑핑 시장규모는 45억 위안(한화 약 8천400억 원)으로 2025년에는 1천억 위안(한화 약 18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의 배터리 스왑핑 산업은 정부의 정책지원과 투자자본, 기술개발에 힘입어 이미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중국 내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는 2025년까지 매년 86%씩 증가해 192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배터리 스왑핑 산업을 녹색산업으로 지정하고 배터리 구독제를 촉진하면서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를 출시했다. 이어, 배터리 교체식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원(2020년) 및 안전표준 제정(2021년), 배터리 팩 기술표준 제정(2022년) 등에 나섰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중국 내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는 빠르게 늘고 있으며, 특히 상용차의 경우 2025년까지 연평균 98%씩 성장해 전체 신재생 상용차의 3분의 1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 중신증권(中信证券)의 분석에 따르면, 배터리 스왑핑 산업의 수익성은 승용차보다는 상용차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승용차의 손익분기점은 교환소 이용률 20%, 일일 60회 교체인 반면, 상용차는 교환소 이용률 10%, 일일 24회 교체로 승용차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2021년부터 배터리 충전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니오(NIO)社는 본격 운영 2년 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배터리 스왑핑은 효율적인 국토 활용 및 전력망 관리, 배터리의 안정성 제고, 수명 연장, 폭발 위험 관리, 재사용·재활용 촉진 등의 장점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배터리 스왑핑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배터리 규격 및 결합방식 표준화 작업을 위해 기업 간 전략적 의사결정과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해 대기업 중심의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무협 김희영 연구위원은 “교환소에서 배터리 교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점검‧수리, 관련 부품 판매 등 서비스업과도 연계해 대·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완성차, 배터리, 재활용 관련 이해관계자와 배터리 스왑핑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고, 표준화·효율화가 용이한 택시·버스 등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해 미비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신속한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