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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주눅 든 국내 산업 전시회, 생기 불어넣을 방법은? (下)

총성 없는 ‘기술 전쟁터’, 기업의 기술력·제품 한시적 홍보에 그쳐서는 안 된다

[산업일보]
국내 산업전시회 질적·양적 성장 시급…“주최측, ‘본질’에 주목하라”

산업 전시회의 성패 여부가 참관객, 그중에서도 ‘진성 바이어’의 규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산업 전시회는 이 ‘진성 바이어’를 잡지 못한 채 날이 갈수록 어두운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본보 2일 자 기사 참조). 산업 전시장 한편을 할애해 마련한 콘퍼런스 부스의 한산함도 이를 방증하는 듯하다.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의 신창열 겸임교수(겸 고양국제회의복합지구 사업단 주임교수)를 통해 국내 산업 전시회가 환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대책을 질적·양적 성장으로 나눠 조금 더 심층적으로 모색했다.

주눅 든 국내 산업 전시회, 생기 불어넣을 방법은? (下)

타개책 1. [질적 성장] 텅 빈 콘퍼런스·세미나…“도대체 왜?”
마이스(MICE)란, 전시회와 콘퍼런스 두 가지 모두를 아우르는 산업 분야다. 이 때문인지 전시회 주최측은 산업계 간 활발한 정보 교류라는 목적 아래 산업 전시회와 함께 콘퍼런스를 동시 개최하곤 한다. 전시장 일부를 들여, 혹은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서다.

하지만 준비한 공간을 찾은 참관객의 규모는 현저히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신창열 교수는 “인플루언서를 동원해서라도 참관객의 마음을 끌기 위한 ‘정보의 질’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현재 국내 전시업계에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인 콘퍼런스가 필요한 때입니다. 유익한 콘텐츠와 믿을만한 강연자가 제공하는 강의는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붐비는 것이 현실이죠. 참관객들이 시간을 들여 전시회를 찾은 만큼, 가치 있는 정보를 얻고 돌아가길 원한다는 말입니다. 생존을 원한다면, 주최측은 사람 끌어들이기 급급한 전략에서 고개를 들어 이 ‘본질’에 집중해야만 할 것입니다.”


타개책 2. [질적 성장] 인적 교류 활성화, “전시회가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요?”
산업 전시회에 참가한 참가 기업과, 이곳을 찾은 참관객의 공통적인 목표는 단연 ‘인적 교류’일테다. 해외 전시회의 경우, 지속적인 네트워크 유지를 장려하고자 전시회가 끝난 후 ‘웰컴 디너(Welcome dinner)’ 등의 이름 아래 진행하는 저녁 행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했다. 전시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된 것을 축하하며, 전시장에서 미처 나누지 못했던 소통을 이어나갈 기회다.

하지만 국내 산업 전시회는 ‘전시회 끝나면 땡’인 경우가 다반사다. 신 교수는 “국내 전시회는 사후 관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라고 단언했다. 이 부분의 경우 주최측의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사항이지만, 복잡히 얽힌 현실적인 문제들 사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현실적인 ‘사후관리’ 방안을 찾기 위해 업계가 주목한 곳이 있다. 바로 ‘온라인’이다. 온라인 전시회 애플리케이션 등의 서비스도 이러한 노력 중 하나로 등장했다. 전시회가 개최되기 전, 참가 기업의 전반적인 출품작과 정보를 엿볼 수 있으며, 전시회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네트워크 유지를 도모해 ‘휘발성 강한 전시회’의 성격을 지우기 위한 노력에서다.

“몇 년 전, 온라인의 가능성을 ‘사이버 전시회’에서 찾길 기대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물리적으로 오프라인 전시회를 100% 온라인 세계로 옮기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제 추측이 틀렸던 걸까요?

아닙니다. 온라인의 가능성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현재 정체해버린 전시회가 네트워크 교류의 장 등을 마련하며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병행’의 방향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향후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요.”

주눅 든 국내 산업 전시회, 생기 불어넣을 방법은? (下)
신창열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

타개책 3. [양적 성장] 국내 산업 전시회, “덩치 못 키우면 잡아 먹힌다”
반도 국가인 한국은 지리적으로 독립돼 타국과의 접근성이 낮다. 때문에 유럽처럼 인접 국가를 시장화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인구수 또한 적다. 배후 시장도 딱히 없다. 내수 시장 자체가 협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 4차 산업혁명까지 덮쳤다. 즉,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정보 교류와 홍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생겨버린 것이다.

글로벌 전시 회사가 국내 전시 주최측과 협력해 전시회를 개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해외 유수의 회사들이 보유한 경험과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이나 그만큼 경계하고 분주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신 교수의 지적이 이어졌다.

“영세한 상황에서 현상 유지식으로 전시회를 이어 간다면, 발전 가능성 없이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전시 생태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몸집을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며 대처해야 합니다. B2B, B2C를 막론한 발전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지 못 한다면, 결국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도태를 넘어 빼앗기고 말 것입니다.”

‘마이스 산업 전담 조직’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현재 마이스 산업 관련 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분산돼 있는데, 근본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 이를 한 곳에 통합할 수 있는 마이스 집중 지원 부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부처로 나뉘어 있는 관련 법과 업무를 한 곳으로 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다만, 마이스가 뜻하는 전시회와 콘퍼런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50대 50 출자 등의 형태로 마이스 산업 전담 조직을 마련해 관련 생태계 발전을 위해 힘쓴다면, 현재 관련 산업이 겪고 있는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성장을 향한 발걸음을 한 번 더 내디딜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관사의 의지와 노력을 통한 성공적 전시회 기대
본보는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맞춰 산업전시회에 대한 심층 진단을 해왔다. 그동안 산업전시회 면면을 보면, 대다수가 ‘전시회’ 자체에만 포커싱이 맞춰졌을 뿐이다. 참가기업에 대한 소개와 대략적인 제품 설명, 그리고 전시회 운영 정보를 보여주는 수준에 머물렀다.

또 다른 전시회는 기존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전시회명을 수시로 바꿨지만, 오히려 참가기업이나 참관객들의 혼선만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시류에 편승, 전시회 네이밍을 바꿨다고 하지만 전시회 내실까지 바꾸지 못한 모습을 익히 봐왔다.

이제는 전시회 취재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문제들, 늘 변화 없이 과거를 답습하고 발전 없는 전시회에서 탈피하자는 취지에서 본보는 연중기획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산업전시회가 마냥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답습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회는 과거에 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눅 든 국내 산업 전시회, 생기 불어넣을 방법은? (下)
산업전시회가 참가기업과 바이어, 참관객을 위한 전시회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제품과 현장 할인 판매라는 팻말이 산업전시회에 처음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정해진 날짜에 전시장을 찾아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관객이나 진성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사전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전시산업도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한 산업 전시회는 오래된 기관이나 협·단체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을 받았다. 그동안 전통성을 이어왔던 이 행사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서비스와 병행하는 등 개선을 시도하고 관련 산업계를 리드하려는 노력에 참가기업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본보는 앞으로도 산업전시회가 그들만의 전통성을 지키면서도,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개최하는 수많은 산업전시회가 성공적인 전시회로 치러지는 날까지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다.

신창열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컨벤션이벤트전공) 겸임교수
現) 중소벤처기업부 소통전문관
現) (사)한국관광MICE학회 감사
前)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대회 홍보전문위원
前) 2014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자문위원
前) 2012여수세계박람회 한국관 총괄 / 마스터플랜 수립 총괄
前) 2010상해세계박람회 한국관 홍보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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