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동차는 사실 게임기”라고 말하면 몇 명이나 동의할 수 있을까? 이제 제조업은 제조라는 카테고리에 ‘서비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자동차 제조기업이었던 테슬라는 일찍부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지금은 게임으로까지 그 카테고리를 넓혀가며 ‘제조 및 서비스 기업’으로써 틀을 재련하고 있다.
5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19 지식서비스 융합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SK경제경영연구소 김지현 상무는 제조업의 서비스가 앞으로 단순한 A/S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디지털 기술을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비스(Provice)’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비스는 프로덕트(Product)와 서비스(Service)를 합친 신조어로, 상품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상품과 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개념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체온계로 체온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체온계와 연결된 앱으로 체온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병원에 해당 데이터를 제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즉, 단순히 상품만 구매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점차 상품 자체보다 애플리케이션의 구성과 능력이 중요해지게 된다.
매년 자동차 O/S 업데이트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운전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 등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테슬라, 스마트폰·컴퓨터 등 전자기기 제조업체에서 앱스토어 운영으로 각종 문화·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플, 스마트 체중계·만보기·공기청정기·가습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샤오미 등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프로비스 제공에 성공한 기업들이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해 연계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사물인터넷(IoT)의 발달로 인해 더 많은 데이터가 질적, 양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증가한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고, 소프트웨어를 계속 업데이트하며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가가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김 상무는 전망했다.
이어 김 상무는 제조업체에서 중요한 두 가지 기술로 “AI와 소프트웨어가 미래 제조업체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AI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능력을 자체적으로 가지거나, 능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와 제휴를 통해 디바이스의 판매량이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인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