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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쟁력 갉아먹는 이주노동자 불법 파견, “시작이 불법인데 다른 것이 지켜질 리가…”

안산·시흥 일대 ‘반월·시화공단’ 심각…“법적·행정적·네트워크 노력 함께 가야”

산업경쟁력 갉아먹는 이주노동자 불법 파견, “시작이 불법인데 다른 것이 지켜질 리가…”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박재철 센터장

[산업일보]
대한민국 노동계가 안고 있는 난제 중 다수가 외국인 근로자, 즉 ‘이주노동자’에 얽혀있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의 고용과 임금 문제를 넘어 인권까지 옭아매며 단단히 굳어버린 악순환의 고리를 풀기 위해 업계는 여전히 머리를 꽁꽁 싸매고 있다.

5일 경기도 안산시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에서는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주최의 정책 심포지엄인 ‘경지도 이주노동자의 구직 과정과 불법 파견 노동 실태’가 진행됐다.

이주노동자 문제의 근본적인 뿌리는 ‘불법 파견’에서 시작한다.

위장 파견, 외국인 불법 사용, 무허가 파견 등 불법 파견에 가장 많이 노출돼있는 지역으로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과 시흥시 정왕동 일대가 꼽혔다. 해당 지역은 국내 최대 중소 영세기업이 밀집해있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이하 반월·시화공단)와 밀접한 지리적 특성상, 인력·용역 파견 업체를 도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의 박재철 센터장은 반월·시화공단을 향해 “약 1만8천900여 개의 업체에 5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가 파견돼 있지만, 이 중 90% 이상이 법으로 금지된 불법 파견 형태를 띠어 다소 기형적인 인력 시장의 구조를 안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지역의 불법 파견 형태의 경우, 파견 허용 업무(2%)에서 벗어난 ‘일시 간헐적 업무’가 전체의 98%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한다. 고용 절차부터가 불법으로 시작됐으니, 그 과정과 결과에서 찾을 수 있는 인권과 임금 문제 또한 합법적으로 처리될 리 만무하다.

박 센터장은 해당 지역을 ‘노동 인권의 블랙홀’이라고 비유했다. 파견 업체는 이주노동자의 퇴직금 지급 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수시로 사업자를 변경하는 행태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일상적인 해고는 물론 임금 체불, 탈세, 사회보험 미가입 등 셀 수 없이 많은 난제를 낳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심포지엄에 모인 업계 관계자들은 법적 측면의 해결방안과 행정적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직에 대한 제한적 파견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파견 대상 업무를 축소하며, 불법 파견을 일상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의 적응을 돕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박 센터장은 “이익 증대와 책임 회피를 위한 의도적인 불법 파견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감시 단속과 처벌을 행하되, 노동자의 현장 적응 지원을 통해 인권 침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언어별로 공동체 적응 지원 시스템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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