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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건설사 뇌물제공 알고서도 ‘통보 의무’ 어겨

조달청, 건설사 뇌물제공 알고서도 ‘통보 의무’ 어겨

[산업일보]
건설사의 뇌물 제공 사실을 알고서도 통보의무를 어긴 정부와 관련, ‘뇌물 건설사’에 대한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달청이 더불어민주당 김경협(부천원미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A건설은 임원이 2010년 말 조달청 심사위원에게 2천만 원을 준 일로 형사처벌(임원과 심사위원)과 입찰제한 제재를 받았지만 영업정지 처분은 받지 않은 상태로 2017년 말 3천억 원대 규모의 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 낙찰예정자로 선정됐다.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은 뇌물 건설사에 형사처벌·입찰제한 제재와 별개로 영업정지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A건설은 뇌물공여에도 영업정지 처분을 받지 않은 채 대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관련법령상 뇌물제공 건설사 제재규정과 A사 제재현황을 보면, 입찰과정에서의 영업정지 처분은 입찰자격 박탈로 이어지는 중대 사안이어서 지난 13일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해당 업체의 영업정지 처분 문제가 특히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조달청이 A건설의 뇌물 사실을 알고도 ‘영업정지 대상 통보’를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등록관청(지자체)이 영업정지 처분절자를 진행하지 않아 입찰자격이 주어졌다”며 조달청의 책임문제를 따졌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해당 건은 건산법상 영업정지 통보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건산법을 주관하는 국토교통부는 김 의원실이 ‘국가기관이 해당법령 위반이 아니라는 자체적 판단을 이유로 통보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합당한지’를 묻자, 15일 답변서에서 ‘국가기관은 위반사실이 있으면 등록관청에 통보해야 하며, 등록관청은 청문 등의 절차를 통해 처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달청은 통보의무가 있고, 처분 여부는 지자체가 판단해야 한다는 것으로 조달청의 답이 틀렸다는 해석이다. 같은 건설공사이지만 더 큰 액수의 뇌물을 주고도 영업정지 처분의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 업종의 문제도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만 한전 발주 전기공사를 수주한 15개 업체가 2억 7천600만 원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 모두 영업정지 처분은 받지 않았다. 이들 업체가 적용을 받는 전기공사업법에는 영업정지 제재를 부과하는 조문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공사업법, 소방시설공사업법의 적용을 받는 건설업체에 대해서도 영업정지 처분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작년 2월, 전기공사업법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정보통신사업법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방시설공사업법 소관 소방청에 뇌물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병과 규정을 올해 2월까지 마련하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했음

하지만, 처리기한을 8개월여 넘긴 현재까지 이들 3개 법령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

김 의원은 “국가기관이 자의적 해석으로 영업정지 절차를 무력화해서는 안된다”며 “건산법 이외 공사 법령들도 시급히 개정해 공공조달 건설입찰 전반의 뇌물 범죄를 차단하고, 공사 분야별 제재 형평성도 개선해야 할 것”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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