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인도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 받게 되나?
베뉴·셀토스 등 신차 효과 기대되나 현지 시장 상황 악화돼
[산업일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탈(脫)중국 이후 새로운 시장으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으나 현지 자동차 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큰 맘 먹고 도전한 인도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고전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삼성증권이 발행한 보고서인 '인도시장 수요위기 어디서 오는가?'에 따르면, 현재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경기둔화와 금융경색, 안전‧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2018년 11월 이후 9개월째 하락세를 거듭해 7월 기준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수요가 17.1%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최근 출시한 베뉴가 출시 1달 전에 사전계약대수만 2만2천대를 기록하면서 현지에서 인기를 끌어, 수요감소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베뉴 등 신형 모델을 제외하면 수요부진의 영향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11일 셀토스 생산을 시작으로 인도공장을 가동시킨 기아자동차의 경우 2017년부터 2년 6개월 간 1억3천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향후 소형SUV, 카니발CKD, MPV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총 생산능력은 30만 대로 2019년 4만5천 대, 2020년에 20만 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기아차 인도공장은 SUV위주의 생산 공장이며, 이미 안정된 Value Chain을 활용하면서 멕시코공장보다 훨씬 빨리 흑자로 전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은 2016년 4월 가동해 10만5천 대, 2017년 21만7천 대, 2018년 29만6천 대를 생산했다. 소형승용차 위주의 공장이었지만, 미국경기 호황으로 가동률 향상이 빠르게 진행됐고, 50% 생산이 미국 향으로 달러 강세도 긍정적이었다.
멕시코공장은 2016년에 1천500억 원, 2017년 390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 후, 2018년에 200억 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증권의 임은영 연구원은 “기아차 인도공장의 경우 SUV위주인 것은 긍정적이나, 인도시장의 수요급감영향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인도시장에 100%판매하는 공장으로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임 연구원은 “2015년에 현지 화폐 가치하락으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매출 19% 감소 및 17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브라질공장은 매출이 -24% 감소한 바 있다”며, “1분기에 인도루피화는 원화대비 강세로 우호적이었으나, 인도 경기상황 악화로 8월 들어 고점대비 -1.8% 약세로 전환한 만큼, 루피화의 평가절하 지속 시 인도공장 흑자전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