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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중립성 원칙은 헌법적 가치 가져, 제로레이팅 승자는 이동통신사”

다시 불붙는 망 중립성 원칙과 제로레이팅 논쟁

[산업일보]
미국 트럼프 정부는 ‘망 중립성 폐지’를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등이 ‘제로레이팅 완전 허용’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는 등 ‘망 중립성 완화’ 및 ‘제로레이팅 활성화’의 필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스타트업 성장을 저해하고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체감규제포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공동주최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회 2탄 :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망 중립성/제로레이팅’ 토론회가 열렸다.

“망 중립성 원칙은 헌법적 가치 가져, 제로레이팅 승자는 이동통신사”

최근 5G가 상용화되면서 더 많은 데이터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통신망 제공사업자(ISP)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을 일컫는 ‘망 중립성’과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또는 할인해 주는 제도인 ‘제로레이팅’에 대한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관리형 서비스로 IPTV와 VoIP 등은 예외로 두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칠레와 네덜란드는 망 중립성 원칙을 채택, 제로레이팅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인도는 2016년 이전에는 제로레이팅을 허용했으나 이후 망 중립성 원칙을 승인하며 금지시켰다. EU의 경우는 망 중립성 원칙은 유지하되, 제로레이팅에 대해서는 완전한 허용 또는 금지를 밝히고 있지는 않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태 의원은 “우리나라가 5G를 일찍 준비했지만 그 성과를 못 거두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라며 “어떤 융합 서비스가 상용화 돼야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가 5G 시대의 진정한 승자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망 중립성’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뉴 노말’을 정립해야 한다. 특정 진영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서 합리적인 망 중립성을 통해 서로 조화돼 발전해야 한다”며 앞서 제로레이팅 완전 허용 법안을 발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망 중립성 원칙은 헌법적 가치 가져, 제로레이팅 승자는 이동통신사”
성균관대 김민호 교수

그러나 이날 ‘망 중립성 원칙의 헌법적 가치와 법적 해석’을 주제로 발표한 성균관대 김민호 교수는 “망 중립성은 경쟁법적 원리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의 문제이므로 정책 결정에 따라 폐기할 수 있는 원칙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이 지난해 망 중립성 폐지를 공식화 했지만 반발 움직임이 여전하다. 우리나라도 5G를 최초 상용화 한 이후 5G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망 중립성의 문제는 법적 정의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김 교수는 “망 중립성 원칙의 예외가 광범위하게 인정돼 인터넷에 대한 관리와 통제가 허용되면, 국가권력, 자본권력, 특정 정파, 종교 등에 의해 여론이 왜곡될 우려가 크다”면서 “망 중립성 원칙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누구도 폐기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다만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한 행정적 제재는 가능하다”고 망 중립성에 대한 법적인 분석을 내놨다.

또한 김 교수는 “망 중립성에 대한 정의 없이 기본원칙만 규정했기 때문에 다시 논란이 되는 것”이라며 “2011년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최선형 인터넷’과 ‘관리형 서비스’로 구분했는데,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해석이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래픽 관리에 대한 이용자의 수인과 동의가 있었음을 분명히 하고, 관리형 서비스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망 중립성 원칙은 헌법적 가치 가져, 제로레이팅 승자는 이동통신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현경 교수

제로레이팅에 대해 발표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현경 교수는 “제로레이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는 통신사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 이용자이다. 제로레이팅에서의 승자는 어떤 상황에서건 통신사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CP는 비용 지불 여력에 따라 유·불리가 나누어지기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공고히 하게 되고, ‘스타트업’의 의욕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용자의 경우, 제로레이팅을 이용해 단기적인 이익은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유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밝힌 김 교수는 “비과금 콘텐츠에 대한 쏠림은 장기적으로는 이용자의 다양한 콘텐츠 선택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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