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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월드] 제조현장 스마트화, ‘뜬구름 정책’ 아래 막막한 중소기업

빠른 스마트팩토리 行…‘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산업일보]
인건비 상승, 가격 경쟁력 하락…끝없는 제조업 불황의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세계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미 1980년대에 등장한 ‘공장 자동화’라는 용어는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글로벌 기업은 스마트 로봇을 통한 자동화로 생산력 향상을 이뤄 제조업의 재기를 돕고자 힘써왔다.

한국 제조업계도 세계 스마트화의 흐름을 함께하고자 스마트팩토리를 향해 눈과 귀를 열고 있지만, 까다로운 기준과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정부 측의 지원 정책 아래 그 움직임이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본보는 제조업에서의 스마트화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스마트팩토리엑스포+오토메이션월드 2019(Smart Factory+Automation World 2019)’에 참가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찾았다.


제조업의 ‘스마트화’,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흐름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월드] 제조현장 스마트화, ‘뜬구름 정책’ 아래 막막한 중소기업
반도하이텍의 송경식 대표

전시회에 참가해 인터뷰를 진행한 10여 곳의 업체 관계자들은 모두 “제조업에서의 스마트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인건비보다 고가인 로봇이, 장기적으로는 결국 제조업을 살리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공장 자동화용 컨베이어 체인 생산 업체인 반도하이텍의 송경식 대표는 “스마트화는 기업의 생존이 달려있는 문제”라며 “우리 제조업이 망가진 이유가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등의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엑트엔지니어링의 최영수 대표는 “한국의 스마트화 수준이 5G 등의 통신과 SW에만 집중돼 있어 안타깝다. 방향 재정립이 필요하다”라며 “SW 전에 인프라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스마트화가 노동자를 내쫓아 고용률을 낮춘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스마트·협동로봇 기반의 ‘인프라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스마트화의 대세는 유연성 갖춘 ‘마이크로 컴퍼니’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월드] 제조현장 스마트화, ‘뜬구름 정책’ 아래 막막한 중소기업
(주)엑트엔지니어링의 최영수 대표

최 대표는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주도할 주역으로 유연성을 겸비한 ‘마이크로 컴퍼니’에 주목했다. 빠른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계에서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 ‘유연성’이 대기업에서는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현재 제조업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인건비와 하락하는 생산률 사이에서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직률 또한 점점 높아져 경영의 효율성도 하락하는 추세”라며 “규모는 작은 대신 시장 변화에 따른 업종 변경이 용이하고 직원의 장기 근무도 보장된 ‘마이크로 컴퍼니’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려는 정부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마이크로 컴퍼니가 살아남기 위한 핵심 요소로 ‘기술력’을 강조했다. 튼튼한 자본을 갖춘 대기업에 의해 이끌어지는 스마트화 경쟁에서 자사만의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춰야만 설 곳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와 같은 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 그는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아주 작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찾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특허 등록을 이뤄야 치열하고 빠른 스마트화 흐름에서 제 역할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월드] 제조현장 스마트화, ‘뜬구름 정책’ 아래 막막한 중소기업
송경식 대표와 부스를 찾은 참관객 사이에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지고 있다.

지원 정책 없는 것 아니다…적극적인 정책 홍보 필요해
국가 차원에서도 스마트팩토리를 제조업 부흥책으로 삼고 관련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정책에도 불구, 기준이 까다로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다.

실제로 신기술 개발에 관련해 국가 지원 혜택을 받은 경험이 있는 송 대표는 정부 측의 지원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으로 ‘정책의 방향’을 꼽았다.

“신기술을 명목으로 정부 측의 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지만 단타로 끝날 뿐, 차후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회상한 송 대표는 “정책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틀어, 상대적으로 적은 돈임에도 불구, 실패 시 업주에게 부담이 되는 ‘특허·실용신안’에 관련된 비용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월드] 제조현장 스마트화, ‘뜬구름 정책’ 아래 막막한 중소기업

인터뷰 중 부스를 찾은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를 향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가 없다”라며 “이런 전시회에 참석해 얼굴만 비출 것이 아니라, 단 5분이라도 부스를 찾아 직접 현장의 요구와 의견을 들어야 정부 측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정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공장 자동화를 향한 정부 측의 노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 대표는 “지원 정책이 없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정부의 최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미미한 이유는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원 정책은 다수 마련돼 있지만, 인터넷에만 올라오는 정도의 홍보로 인해 활용도가 낮다.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우리는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닐 시간적 여유가 없다”라며 “관련 커뮤니티의 활성화 또는 SNS 등을 통해 스마트화 움직임을 함께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에 지원 정책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제조업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인 그는 “나라 경제를 주도하는 것은 서비스업이 아닌 제조업”이라며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정책은 서비스업에 치중돼 있다. 한국이 스마트화를 주도하는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선 제조업 중심의 지원 정책 마련도 시급하다”라고 부언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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