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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강국 천명한 북한, 남북경협 위한 CEPA 체결 추진 필요

남·북·중·러 등 다자 협력모델 개발 필요…국내 젊은 층 부정적 인식 전환 나서야

[산업일보]
북한과의 경제협력(이하 경협)을 위해 남북기본합의서를 개정한 CEPA 체결 추진뿐만 아니라, 대북 지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젊은 층들의 인식 전환에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북한경제 실상과 경협여건’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이춘복 중국 남개대 교수와 안국산 연변대 조선반도연구원 경제연구소장, 이정철 숭실대 교수,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 신혜성 통일부 남북경협과장이 참석해 우리나라와 북한의 경제 협력과 관련해 논의했다.

경제강국 천명한 북한, 남북경협 위한 CEPA 체결 추진 필요
이춘복 중국 남개대 교수


먼저 이춘복 중국 남개대 교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집권하고 있는 북한의 현재 목표는 총체적 강국, 경제강국, 부국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선택지는 ▲핵을 보유한 채 빈곤상태로 남는다 ▲체제보장 토대 위에 핵 포기를 대가로 경제부국을 이룩한다 등 2가지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이미 당대회라는 공식절차를 통해 2020년을 목표로 5개년 계획을 세우는 등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당의 전략적 노선으로 천명한 북한이 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

이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핵 폐기의 단계별 선제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언급한 ‘새로운 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제재 완화의 진전이 없을 경우 자력(석탄화학공업 등)에 기반한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 전략은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은 한·중·러와의 협력을 통해 부분 제재 완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문턱을 낮추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 있다”라고 예측했다.

“북한 경제개방은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특구개발 방식을 모델 삼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본 이 교수는 “북·중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 향후 한국이 참여해 남·북·중 3자 협력모델로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중·북·러, 남·북·중·러 등 다양한 다자 협력모델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국산 연구소장은 “북한경제는 이미 생산물 전부를 국가에 납부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자율생산, 일정량만 국가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기업소가 자율처분이 가능한 도급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도급제는 이미 도시에서 기업생산 도급제, 농촌에서 포전담당제 형태로 많이 보급됐다”고 변화 중인 북한의 경제에 대해 분석했다.

경제강국 천명한 북한, 남북경협 위한 CEPA 체결 추진 필요


최장호 팀장은 대북제재로 인해 굉장히 제한적인 북한과의 경협에 대해 “국제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 대북제재는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북제재가 존속된다면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 북한과의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남한이 북한의 손을 잡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등을 재개해 국제사회의 용인을 받을 수 있다면, 북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남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협기반을 닦는 작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은 저렴한 인건비, 풍부한 광물자원 등 기회의 땅이지만, 우리나라 젊은 층이 보기에는 북한에 퍼주고 일자리를 만들어준다고 북한과 경협을 하고 지원하는 것에 거부감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한 최 팀장은 “북한 퍼주기 논란에 대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인들도 함께 대응해 논의해야 한다. 그게 남한이 만들어갈 경협의 첫걸음이다”라고 대북 정책에 대한 반감 해소가 남북경협 추진에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또한 최 팀장은 “남북경협의 기본이 되는 남북기본합의서와 4대 경협합의서(투자보장, 청산결제, 이중과세방지, 상사분쟁 해결)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남북한 간에는 주로 ‘상품’ 분야의 협정만 체결됐다. 이를 노동·자본·서비스 분야까지 포함할 수 있는 CEPA(포괄적 경제협력 강화 약정) 체결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이 밝힌 남북기본합의서 개정 방안인 CEPA에는 ▲우리 기업의 대북투자 보호 ▲북한 내 남한기업에 대한 법치주의 확산 ▲WTO 회원국으로써의 의무 이행 ▲남한이 외국기업의 대북투자 창구 역할 수행 ▲북한 개방에 대한 준비 등의 요소가 포함돼 있다.

한편, 이석기 연구위원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돼 본격적으로 남북경협이 가능해지는 상황이 오면 이전과는 다른 조건 아래에서 추진될 것”이라며 “북한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북한과의 경협에서 가질 수 있는 독점적 지위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오히려 우리나라가 제3국보다 불이익을 받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남북 경협에 대한 접근을 할 때 다자간의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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