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촉발한 이차전지 전쟁, LG화학·삼성SDI 예의주시
삼성증권 “전기차 제조사간의 배터리 공급선 확보·용량키우기 치열해질 것”
[산업일보]
최근 독일의 폭스바겐 그룹이 200억 유로(원화 26조 원) 규모의 배터리 사업 파트너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폭스바겐 그룹은 유럽과 중국 지역의 선정을 마쳤고 북미 시장 사업자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2030년까지 200억 유로를 투자해 모든 차종을 전동화 한다는 'Roadmap E' 계획하에, 500억 유로 규모 프로젝트인 'MEB 프로젝트'를 통해 배터리셀 사업파트너를 선정하고 2025년 이후에는 연간 150GWh 규모의 배터리를 수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MEB 프로젝트의 첫 양산 차량 출시를 2020년으로 계획한 상황에서 지역별로 배터리 사업자를 확정해 나가기 시작했는데 주요한 배터리 공급사로는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그리고 중국의 CATL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5년 기준 연간 3백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공급하는 MEB 프로젝트의 배터리 투자규모가 150GWh 규모라는 얘기는 대당 배터리 용량을 50kWh 규모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SNE리서치에서 분석한 2015년 기준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의 대당 평균 배터리용량이 11kWh인데 이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즉 전기차 시장 성장 볼륨보다 EV 배터리 성장 폭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관련 투자가 500억 유로라면 배터리 공급자와 관련된 모듈시장은 400억 유로 규모로 추정된다.
물량은 추정해 볼 수 있으나 판가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폭스바겐 측은 배터리시스템 가격 기준으로 2020년 kWh당 100유로(120달러) 이하를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모듈가격으로 본다면 셀 기준으로는 85~88유로(100~105달러) 수준으로 추정 가능하다.
EV용 배터리 가격은 모델 및 셀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으나 비교를 위해 2017년 GM Bolt EV향 공급가로 알려진 kWh당 145달러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2020년까지 셀 기준으로 10%씩 하락하면 달성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판가 하락세와 더불어 재료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배터리업체의 수익성을 염려하는 시각은 여전히 있다. 배터리 업체로서는 재료 원가 변동분의 전가에 대한 전략적 협상이 필요해 보이고 고객별 판가 믹스를 통해 자체 수익성을 개선해 갈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의 장정훈 연구원은 “기존 자동차 시장의 1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이 MEB 프로젝트와 관련한 계획을 실행에 옮겨감에 따라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도 배터리 공급선 확보와 대당 배터리용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을 것이며, 이러한 경쟁이 글로벌 이차전지 업체들 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에너지밀도 개선 등을 통해 원가 부담을 덜어내면서 수익성을 보여주는 구간이 가장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하반기 그 가능성을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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