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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산업일보 연중기획] 해외 업체가 바라본 한국기계전, ‘전문성’ 있는데 ‘사람’이 없다

급감한 참관객 수 바라보면서 다음 전시회 참가 여부 망설여

[산업일보 연중기획] 해외 업체가 바라본 한국기계전, ‘전문성’ 있는데 ‘사람’이 없다


[산업일보]
기업들이 매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원론적인 질문을 한다면, 십중팔구는 ‘자사의 제품을 선보이거나’, ‘새로운 고객을 만나거나’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나머지는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국내 자본재 산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2017 한국기계전이 지난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전 세계 20개 국에서 600개 사가 2천400부스 규모로 전시장을 채운 이번 전시회는 국내 자본재전시회의 원조격에 속해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 시장에 자사를 알리기 위해 직접 참가한 해외 기업들은 나흘 동안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본지가 취재한 중국, 홍콩, 대만에서 각각 참가한 이들 기업은 공교롭게도 모두 처음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로 좀 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한국기계전, 타 전시회보다 전문성 높아

[산업일보 연중기획] 해외 업체가 바라본 한국기계전, ‘전문성’ 있는데 ‘사람’이 없다
홍콩에서 2017 한국기계전에 참가한 B업체 관계자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해외기업들이 한국기계전에 받은 첫인상은 다름아닌 ‘높은 전문성’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전시주관사인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질 만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홍콩에서 온 B업체는 소형모터를 생산‧수출하는 기업으로 한국 시장 개척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참가할 만한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검색하던 중 한국기계전을 알게 돼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의 대표는 “한국기계전이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다는 것을 온라인으로 확인한 뒤 세부내용을 검토한 뒤 전시회에 참가를 신청했다”며, “현장에 와서 보니 전문성이 있는 전시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중국에서 온 C업체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한국기계전에 참가한 이유와 전시회참가에 대한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전시회들을 체크하던 중 한국에서 열리는 산업전시회 중 가장 큰 전시회라는 점 때문에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다”라고 말한 C업체 관계자는 “막상 참가해보니 중국 현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 비해 카테고리가 다양하고 특히 자동화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돋보인다”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죠?

[산업일보 연중기획] 해외 업체가 바라본 한국기계전, ‘전문성’ 있는데 ‘사람’이 없다
대만에서 2017 한국기계전에 참가한 A업체 대표


한국기계전을 주관한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의 총 참가인원은 국내외를 합쳐 5만7천여 명 수준에 그쳤다. 기계산업진흥회의 자료를 참고해 볼 때 이는 지난 2015년 전시회에 비해 2만 명 이상 줄어든 수치로 실제 전시장에서도 예년 전시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관람객이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회장에 관람객이 줄어든 것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해외에서 어렵게 참가한 기업들이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자사를 소개하고 싶은데, 나흘 내내 전시회의 ‘흥’이 도무지 오르지 않은 것이다.

대만에서 참가한 A업체는 주변 기업이 한국기계전을 소개해 줘서 올해 처음 전시회에 참가하게 됐다. 자국 기업 네 곳과 합동부스로 참가한 이 기업은 큰 기대를 갖고 참가했지만 생각보다 적은 관람객 규모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기업의 관계자는 노골적으로 “생각만큼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이번 전시회에 함께 참여한 3곳의 업체 모두 동일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다음 전시회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전시회 관람객의 부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한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 온 바이어나 업체도 잘 눈에 띄지 않는 점을 지적하면서 “아무래도 북핵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업체나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며, “중국이나 대만에 비해 한국경제의 발전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한국의 산업전시회 참가를 가로막는 요소 중 하나”라고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전문적인 통역‧홍보부족 아쉬워

전시회를 준비하는 전시주관사는 전시회가 개최되기 전까지는 한 명의 관람객이라도 더 전시장에 발길을 옮길 수 있도록 홍보에 열을 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올해 한국기계전의 홍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만난 A업체는 “대만의 경우 전시회가 개최되는 지역의 주요 중심가 등에 전시회 개막 한 달 여 전부터 현수막이나 배너 등을 걸면서 홍보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기계전 개최에 대한 배너 등을 많이 못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이러한 것이 관람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이 업체가 제기한 또 다른 아쉬움은 ‘통역’의 문제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통역은 전시장에 배치돼 있었으나, 기계 분야의 전문용어를 매끄럽게 옮겨줄 수 있는 통역인원은 없었다는 것이다.

C업체 역시 통역의 부분에 대해서는 “전시회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면서도 “통‧번역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중화권이나 아시아권에 한정되는 얘기일 수 있지만, 한류(韓流)로 인해 동남아지역이나 중화권에서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실지로 이날 만난 업체의 2/3는 한국어가 가능한 인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즉, 이제는 단순히 ‘통역’만 할 수 있는 인원을 많이 배치하는 것보다는, 이 분야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정확하게 통역해줄 수 있는 특화된 통역요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2017한국기계전은 막을 내렸다. 이들 업체의 목소리가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전시주관사 측에서는 이를 큰 목소리로 듣고 다음 전시회에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전시회를 어렵사리 찾은 이들이 편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손봐야 할 부분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국내전시회에 오는 업체들의 경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사전에 주최측에 주요 출품품목을 전달, 국내기업이 사전에 해당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도록 해 현장에서 좀 더 효율적인 대화를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김진성 기자 weekendk@kidd.co.kr

안녕하세요~산업1부 김진성 기자입니다. 스마트공장을 포함한 우리나라 제조업 혁신 3.0을 관심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그 외 각종 기계분야와 전시회 산업 등에도 한 번씩 곁눈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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