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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전면 사용금지, ‘배 석세포’ 대안으로 부상

국내 연구진, '천연소재인 배' 연마 등 가공 소재로써의 우수성 밝혀내

미세플라스틱 전면 사용금지, ‘배 석세포’ 대안으로 부상
배 과실에 분포된 석세포와 가공품 모식도

[산업일보]
미세플라스틱이나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 소재 원료의 이용 방안과 효능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다. 특히 치약제에 포함된 화학연마제들은 치석을 제거해 충치예방에 도움을 주지만 경우에 따라 치아의 에나멜부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화학 연마제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소재가 검토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mm 이하의 플라스틱 알갱이로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치약과 비누, 각질제거용품 등에 널리 사용하고 있다. 국내 각질제거용품 331개 품목이 폴리에틸렌 원료의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고, 각질제거용 거품비누 1회 사용에 미세플라스틱 알갱이 약 10만개가 배출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서 하수구 거름망에서 분리되지 않고 바다로 쉽게 흘러나간다. 사실상 햇빛에 의한 광분해나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플랑크톤이 이를 먹고 먹이사슬에 따라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가능성도 있어 세계 각 나라에서 2015년부터 미세플라스틱 사용규제를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12월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마이크로비즈) 청정해역법안을 통과시켜, 물에 씻겨 나가는 모든 제품에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오는 7월부터는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제품 생산을 금지하고 2018년 8월부터는 기존에 생산된 제품도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으면 판매가 금지된다.

캐나다와 영국, 대만 정부도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할 것임을 공식발표했다. 캐나다는 미세플라스틱을 독성물질 목록에 포함해 캐나다 전역에서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14년 보고서에 의하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1천∼2천만 톤에 달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방지 및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먹거리의 오염 방지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안제나 피부각질 제거제(스크럽제) 등에 널리 쓰이는 지름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전혀 사용할 수 없게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관련법을 개정, 발표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과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을 일부 개정해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정의항목을 신설하는 한편,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는 원료’ 항목에 추가, 개정안이 발효되는 7월부터는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화장품 등을 국내에서 만들거나, 수입할 수 없고, 2018년 7월부터는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한 화장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한다.

이러한 가운데 천연소재인 배 석세포로 만든 화장품과 치약 등이 개발돼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해 각광받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생활 속 화학물질을 천연 소재로 대체하기 위해 배에서 버려지는 석세포의 각질 제거, 연마 등의 효능을 입증해 가공 소재로써의 우수성을 밝혀냈다. 배 석세포는 세포벽이 단단하게 굳어 고정된 조직으로, 배를 먹을 때 입안에서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물질이다. 주로 배 껍질이나 과일 중심부(과심)에 많이 있다.

지난 5월23일부터 미세플라스틱이 함유한 치약제 사용이 금지됐고 화장품 등도 7월부터 전면 수입 또는 판매 금지 조치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미세플라스틱의 대체 물질을 찾기 위해 배 석세포 추출물로 피부 각질제거 효능과 치약의 연마 효과를 실험했다.

29일 농진청에 따르면 배 석세포 분말을 2%∼5% 첨가해 만든 피부 각질제거제는 일반 세정크림보다 4.6배, 호두껍질 각질제거제보다 2.2배 높은 각질 제거 효과가 있었다. 호두껍질은 기존에 천연 연마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마찰력이 강하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모공 크기도 배 석세포 각질제거제는 일반 세정크림보다 2.4배, 호두껍질 각질제거제보다 1.5배 더 작아지는 효과를 확인했다. 치약의 연마 효과에 대해 실험한 결과, 배 석세포 분말이 5% 첨가된 치약은 일반 치약에 비해 2.4배, 프라그 제거 치약에 비해 1.8배, 호두껍질 치약에 비해 1.6배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 석세포는 활용 용도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앞으로 각질제거용 화장품이나 치약제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각질제거용 화장품은 특허등록이 완료돼 현재 기술이전이 진행 중에 있어 올 하반기에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치약제는 의약외품의 연마성분을 가진 새로운 원료 등록을 위한 안전성 시험을 내년부터 실시한 후 제품화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이 외에도 배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배 단백질 분해 효소를 추출해 천연연육제와 소화제를 개발했다. 배의 단백질 분해효소의 함량과 효능은 현재 천연연육제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천연효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경제성이 입증됐다. 또한 장시간 처리 시 기존 연육제에서 나타나는 고기가 물러지는 부작용은 없었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배 천연소화제는 단백질 분해 능력(196.5mU)이 파파야를 원료로 한 천연소화 보조제(88.6mU)보다 우수했고 상업용 소화제의 72%~98% 수준이었다. 항산화 능력과 아질산염소거 능력도 높아 소화 촉진을 위한 건강 보조제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조명래 원예작물부장은 “앞으로 배의 이용 방안과 소재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내 농산물을 원료로 한 천연 가공품을 개발해 농가의 소득 증대와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배의 천연소재를 이용해 환경 문제를 개선하고 가공 소재로 한계를 보였던 배 가공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배의 비상품과나 가공 부산물이 고부가 식품 소재로 확대 보급된다면 농가의 소득 증대와 더 나아가 부가가치를 높여 배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김민솔 기자 mskim@kidd.co.kr

산업2부 김민솔 기자입니다.정부 정책 및 3D 프린터, IT, 산업현장 숨어있는 특화된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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