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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기억 조절 신경 메커니즘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규명

포항공대 김정훈 교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법 개발 단서 제공

기사입력 2016-12-01 21:17:59
편도체 억제성 신경 세포 특이적 시냅스 가소성 확인 이미지와 김정훈 교수
[산업일보]
지난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해 많은 국민들이 공포를 경험했고 계속된 여진으로 경주 일대 주민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는 사람이 자연재해, 사고와 같은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 같은 공포 행동은 주로‘감정의 뇌’라고 불리는 편도체 신경 회로의 작용 때문에 제어된다고 알려져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대 김정훈 교수가 위험에 대응해 뇌의 반응으로 나타나는 공포행동이 편도체에서 시냅스 가소성으로 인한 공포 기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과 행동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편도체는 공포에 따른 반응행동과 공포 관련 자극을 학습하는데 필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도체 신경회로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 세포군이 너무 작아 연구가 어렵기 때문에 공포기억을 조절하는 신경 세포군의 역할 및 조절 메커니즘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김정훈 교수는 분자생물학적․약리학적․광유전학적 실험을 통해 시냅스 가소성이 공포기억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데 이어 도파민 수용체와 공포기억의 관련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시냅스 가소성을 광유전학적 자극으로 제거한 쥐는 과도한 공포반응을 나타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쥐와 도파민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한 쥐는 약한 공포 자극에도 강한 공포반응을 일으켰다.

김 교수는 가령 지진의 공포를 경험했다면 지진과 관련이 없어도 지진을 경험했던 당시의 주변 상황이나 시간 등을 떠올릴 수 있으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괴로움이나 불안을 겪는 경우 이것이 편도체의 시냅스 가소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망의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다. 공포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시냅스 가소성임을 밝힘으로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신경정신 질환 치료법 개발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김정훈 교수는 뇌의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가소성으로 인한 공포 기억의 발현과 이에 대한 반응 및 행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신경과학자다. 지난 20년 간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 위험에 대응하는 반응메커니즘인 공포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과학자로서 행복하고 건강한 인류의 삶을 위해 신경 정신과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을 궁극적으로 꿈꾸는 김정훈 교수의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 뇌의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가소성으로 인한 공포 기억의 발현과 이에 대한 행동의 제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관련 연구를 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
▲2005년 포항공대에 부임하면서 시작한 연구 주제의 일환이었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피해야 하는데 공포는 위험에 대응하는 반응 메커니즘입니다. 공포 행동은 주로‘감정의 뇌’라고 불리는 편도체 신경회로의 작용에 의해 제어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training 중에 배운 시냅스 가소성의 지식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면 편도체가 어떻게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지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멀지않은 미래에 세포와 뇌를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도 있다. 뇌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메커니즘은 어떤 연구 과정을 통해서 밝혀지는와 연구를 수행하며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싶다.
▲우리가 뇌의 작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랫동안 뇌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이 어떠한 생물학적 작용을 통해 행동이나 정신을 제어할 수 있는지에 관해 연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분자 생물학 그리고 시스템 신경과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신경 세포의 작용을 거시적, 미시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가 수행한 연구에서도 많은 종류의 새로운 연구 기법들이 사용됐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 신경 세포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술인 광유전학(optogenetics)을 새롭게 적립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여러 해외 공동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연구 성과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해 공포 기억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신경정신질환 치료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 같은 연구가 현대 사회와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는가.
▲치명적인 경험은 사건 당시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여러 가지 감정 그리고 정신적 문제를 일으킵니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이 편도체 신경회로의 비정상적인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수행한 연구에서 편도체에 존재하는 억제성 신경 세포의 시냅스 가소성이 저하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공포 기억이 발현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추후 연구를 통해 편도체 시냅스 가소성을 조절하는 방법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감정 제어 조절 장애 질환에 대한 치료법으로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과학기술인으로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구목표는 무엇인가.
▲지난 10여 년간 독립적 연구자로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제야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신경과학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이 아니고, 선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감정에 관련된 신경 정신과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로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정훈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과학기술인의 사기 진작과 과학기술 마인드 확산을 위해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미래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 원을 수여하고 있다.
김민솔 기자 kmsbbb@naver.com

산업2부 김민솔 기자입니다. 미래부 정책 및 3D 프린터, IT, 소재분야 특화된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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