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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ne Ⅱ]기계산업 레드오션서 살아남기, ‘독일에 묻다’

마이스터 육성제도 ‘기술발전은 기술자에 의해’

[Machine Ⅱ]기계산업 레드오션서 살아남기, ‘독일에 묻다’


[산업일보]
글로벌 금융위기와 후발국의 추격으로 미국 일본 등의 기계산업 수출 점유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일 때도 독일은 수출 1위의 자리를 견고하게 지켜왔다. 1995년 이후 16~17% 대의 수출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해온 독일 기계산업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독일 기계산업의 경쟁력

한국기계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1995년~2011년 독일 기계산업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6.5%로 미국(5.4%), 일본(5.3%)의 수출 증가율에 비해 1%p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1995년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기계산업 수출 증가율(6.5%)과 대등한 수준의 수출 증가율(6.2%)을 달성했다.

단, 2000년대 중반 이후 신흥국 산업화에 의한 저가 기계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기계산업 수출 증가율과 독일기계산업 수출 증가율 간의 격차가 확대됐다.

독일과 달리 미국, 일본은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에 따라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출점유율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중국의 기계산업 수출 점유율은 1995년 0.9%에서 2011년 8.7%로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수출 규모는 37배가량(1995년 35억 달러 → 2011년 1,305억 달러) 증가했다.

독일 기계산업의 위상은 압도적인 수출 점유율 1위 품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독일 기계산업은 SITC 4 Digit 기준 기계산업 117개 품목 중 58개 품목에서 수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2000~2005년 사이 수출 점유율 1위 품목이 37개에서 64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일본, 미국, 중국의 수출 점유율 1위 품목 수를 모두 합해도 독일에 미치지 못함은 독일 기계산업의 산업 기반이 매우 넓음을 시사한다.

2000년 이후 독일 기계산업의 수출 점유율 1위 품목 수 증가는 일본과 미국에 대한 경쟁 우위 확보에 기인한다. 2000~2011년 사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각각 17개・11개 품목에서 수출 점유율 1위를 추가 획득했다.

반면, 미국은 독일 외에도 중국(6개 품목) 뿐 아니라, 선진 경제권과도 비교열위에 직면하며 수출 점유율 1위 품목 수가 1/4 이하로 감소했다. 일본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조산업 전반에서 강세를 보이는 독일이지만, 그중에서도 기계산업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 기계산업의 생산 규모는 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고용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핵심 산업이다.

독일 기계산업의 생산 비중은 약 12~13%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EU제조업 내 기계산업 생산 비중 평균(9%)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독일 기계산업의 고용은 2012년 97.1만 명으로 전년대비 4.3% 증가했으며, 독일 주력 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고용 증가율 달성했다.

또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독일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가운데 30%가 기계산업에 종사한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2010년 기준, 독일 기계산업 내 히든 챔피언은 약 450개로 추정되고, 전체 히든 챔피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Machine Ⅱ]기계산업 레드오션서 살아남기, ‘독일에 묻다’


이 같은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독일 기계산업에 대한 벤치마킹 포인트를 발굴하고, 국내 기계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자.


기술・품질 경쟁력

수출 단가를 이용한 경쟁력 분류 결과 독일 기계산업은 전체 117개 품목 중 77개 품목에서 품질 경쟁력에 기반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 58개 수출 점유율 1위 품목 중 47개가 품질 경쟁력에 기반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은 가격 경쟁 우위를 확보한 품목이 가장 많고, 품질 경쟁 우위 품목은 10개에 불과하며, 무역 역조 품목도 73개로 높은 편이다. 무역 역조 품목 수가 많은 것은 기계 수요에 비해 산업 기반이 다양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은 수출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적지만 상당 품목에서 품질・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역 역조 품목이 15개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다.

높은 품질 경쟁력을 위해서는 당연히 R&D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독일은 R&D 투자 및 산출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2010년 독일 기계산업의 R&D 투자 규모는 91억 유로, R&D 약도는 5.2%. 이는 국내 기계산업 R&D 집약도(2010년 3.1%)의 1.7배 수준이다.

2000년 이후 독일 기계산업 R&D 투자는 연평균 6.0% 증가했으며, 2010년 기준 독일 전산업 R&D의 약 10%를 차지했다. 높은 R&D 투자에 기반한 산업 인프라와 부품・소재 역량은 EU 기계산업 역내의 ‘Best Practice’로 호평받는다.

독일 기계산업은 2006년~2008년 사이 총 11,571건의 다국적 특허를 출원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공작기계, 특수목적기계, 농기계, 엔진 및 내연기관, 냉동 공조의 5대 분야에서 모두 독일 기계산업이 출원 1위를 기록했다. 또 높은 기술・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최고 수준의 노동생산성을 보인다. ‘총부가가치/고용자 수’로 측정한 독일의 노동생산성은 2008년 67,000 유로로 EU 평균 대비 122% 수준이다.

고용유지 통해 기술 손실 최소화

적정 임금 유지 및 근무시간 단축 등의 고용 유지를 통해 실업률을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에 따른 수효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도 한 요인이다.

독일 기계산업은 1995년 당시만 하더라도 초고임금 문제에 직면하며 EU 평균 임금 수준의 180%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후 舊 동독지역의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가진 인력의 본격 유입을 통해 임금 상승 최소화와 고용 확대의 성과를 달성했다. 2010년 독일 기계산업의 평균 임금은 4만 5천 유로로 최고 수준이나, 2001년~2010년 사이 임금 상승률은 EU 27개국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동독지역의 인력 유입에 따라 2005년 이후 독일 기계산업의 고용은 약 3만 명가량 증가하였으며, 증가율은 EU 최고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단축근무제도 실시로 숙련 인력의 해고에 따른 해외 기술유출 및 기술 역량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단축근무제도(Kurzabeit)는 폐업 위기의 기업이 전일제 근로자 해고 대신 파트타임 근로자 고용을 지속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고용에 따른 사회보장비 환급, 임금보조 및 교육・훈련비용 지원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독일 기계산업 또한 2009년 약 20만 명에 달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서 전일제 근로자의 해고를 최소화했다. 낮은 실업률 효과는 독일 기계산업이 GDP 대비 생산 비중에 비해 고용비중이 비교적 높은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넓은 산업 기반 위 통합 솔루션 제공

독일 기계산업은 광범위한 산업 기반・다양한 수출 품목 구성이 특징이다. 기계산업 수출 품목별 점유율을 활용한 허핀달 지수(Herfindahl Index) 비교에서도 독일은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은 값을 기록했다. 일본은 7284(기타 가공기계), 7282(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의 높은 집중도로 인해 독일 대비 3배 이상의 허핀달 지수 기록했다. 한국 또한 0.035의 허핀달 지수를 기록하며 독일, 미국 등에 비해 좁은 산업 기반을 보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넓은 산업기반은 제조업 양산 라인에 대한 통합 솔루션 공급을 실현할 수 있다. 특정 회사 내에서 통합 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경우도 있으나 가치사슬상의 기업 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한 컨소시엄을 이루는 경우가 다수. 독일 기계산업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장기적이고 신뢰성 있는 제품・서비스 품질공유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요 대기업은 자국의 공급업체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신흥국 시장에서의 요구 및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완성형 공급업체(Full-Hand)로의 진화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보다는 기술력 기반의 틈새시장 겨냥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 운영 방식도 통합 솔루션 제공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Machine Ⅱ]기계산업 레드오션서 살아남기, ‘독일에 묻다’


엔지니어가 존중되는 산업문화

독일은 이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하는 이원화 교육 시스템을 통한 ‘German Engineering’을 강조한다. 독일은 중고교생(16~19세)을 대상으로 기계공학 이론 교육 이외에 기업체에서 실습 교육을 병행하는 이원화 교육(Dual Education)을 제공하고 있다. 2일은 직업학교(Vocational School)에서 수업을 듣고, 3~4일은 기업체에서 실습하는 형태다.

이원화 교육을 마치면 일정 시험을 거쳐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식으로 취업함으로서 마이스터(Meister)의 지위를 획득한다. 기업체 실습이 없는 직업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학은 강력한 산・학 연계를 통해 R&D 인력을 집중 육성한다. 대학의 정교수는 대부분 연구소장을 겸하고 있으며, 연구소 내 연구원 및 대학원생과 공동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연 6만 명 규모의 기계공학전공 졸업생이 기업과 연구소로 취업하고 있으며, 현재 독일 기계산업 내 대학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17%. 非공학 직군에서도 높은 엔지니어의 종사 비중을 바탕으로 혁신 역량을 지속 제고하고, 서비스 등 하위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

독일 기계산업의 노동 인력 중 엔지니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2년 7%에서 2010년 16%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엔지니어의 16% 가량은 영업, 8%는 생산 및 서비스 비즈니스, 9%는 관리자로 종사하고 있으며, 최고 경영자의 60% 이상이 엔지니어 출신이다.

독일 정부 또한 연방교육연구부(BMBF)를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제품과 서비스 융합을 위한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인 산업 정책 필요

한국은 원가 경쟁력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가격 경쟁보다는 장기 기술축적이 필요한 분야와 이에 기반한 응용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다양한 전방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구축해야 한다. 플랫폼 기술이란 공통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기회를 포착해서 새로운 시장에 필요한 제품・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지칭.

3M의 45개 플랫폼 기술, SC Johnson(에어로졸), 닛토덴코(점착), 코닝(유리), HP(잉크젯) 등의 플랫폼 기술 보유 사례를 눈여겨 볼만하다.

앞서 말했듯이,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기업 문화 조성도 필요하다. 非공학 직군에서도 엔지니어의 종사 비중을 높이고, 우수한 엔지니어에 대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엔지니어에 대한 경영학 교육 강화를 통해 향후 최고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을 지속 배양할 필요도 있다.

또 정밀공작기계공, 금속생산공 등 숙련공 분야의 장인에게는 후계자 양성 권한, 생산 현장 총책임 권한, 높은 연봉 등의 우대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마이스터가 보유한 기술을 사내에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펠로우(Fellow) 제도 등을 마련하는 일은 기계산업의 특성상 중요한 일이다.

이외에도 고용 유지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정책 마련과 전문인력 양성제도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장기적인 산업 정책과 혁신 클러스터 조성도 중요하다. 독일처럼 한국정부도 장기적인 투자와 기술 축적이 필요한 기계산업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기계산업 내의 수많은 미텔슈탄트들의 경쟁력은 정부 주도의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자원과 정보 공유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다.

독일 기계산업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광범위한 산업 기반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홍보영 기자 papersong@kidd.co.kr

산업1부 홍보영 기자입니다. 국내외 무역과 로봇, IoT, 기계·금형산업에 대한 참 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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